'골프·아웃도어' 거품 빠지는데…코오롱FnC, 쉽지 않네

올해 3분기 국내 대기업 5사 중 유일하게 영업손실
아웃도어·골프 시장 성장세 둔화…해외 진출로 승부수

(코오롱FnC제공)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코오롱인더스트리(120110) 패션 부문(코오롱FnC)이 올해 3분기 국내 패션 대기업 5사 중 유일하게 적자를 내면서 부진한 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코오롱FnC의 주요 성장 축인 아웃도어와 골프웨어 시장 거품이 빠지고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향후 실적 회복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오롱FnC는 올해 3분기 99억원의 영업손실을 거뒀다. 국내 패션 대기업 5사(삼성물산·LF·한섬·신세계인터내셔날·코오롱FnC) 중 유일하게 적자를 냈다. 신규 브랜드 론칭 및 골프 시장 약세로 영업이익이 급감하면서다.

코오롱FnC 3분기 매출액은 24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겨우 1.0% 늘었다. 펜데믹 기간 이후 아웃도어 시장이 활성화하면서 코오롱스포츠 등 아웃도어 브랜드 매출액은 소폭 증가했다.

코오롱FnC의 성장을 견인하는 두 축은 아웃도어와 골프다. 코오롱FnC가 전개하는 지포어는 골프웨어 시장 점유율 1위를 수성하고 있다. 코오롱FnC의 컨템퍼러리 퍼포먼스 골프웨어 브랜드 왁 역시 올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9% 신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국내에서 3300억원의 매출을 거둔 코오롱스포츠는 올해 매출 4000억원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경기 불황으로 패션 부문 소비가 위축되고 있는 데다 엔데믹 이후 골프와 아웃도어 거품이 꺼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2.74로 전년 동월 대비 3.3%를 상승했다. 의류·신발 소비자물가지수는 5.7% 상승했다.

골프웨어업계와 아웃도어업계 모두 최근 브랜드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것도 악재다.

아웃도어 시장의 경우 노스페이스를 선두로 K2, 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 네파, 블랙야크, 아이더, 컬럼비아, 밀레, 내셔널지오그래픽 등의 브랜드가 촘촘하게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노르디스크, 스노우피크 어패럴, BBC Earth, 살로몬, 시에라디자인, 마무트 등 루키 브랜드도 가세했다. 내년 아웃도어업계 경쟁이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골프웨어 역시 이미 포화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골프웨어 브랜드는 지난해 말 기준 200여개다. 이 중 4분의 1인 50여개는 지난해 만들어졌다.

한 패션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기간 전에는 아웃도어 시장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였으나 활동의 제약이 높았던 코로나19 시국에 골프와 함께 잠시 반짝했던 것"이라며 "내년 암울한 경제 성장 전망이 이어지고 있고 소비심리가 침체되는 상황에서 아웃도어와 골프웨어 시장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코오롱FnC는 해외 시장 공략을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방침이다. 코오롱스포츠는 2017년 중국 최대 스포츠웨어 그룹 '안타'와 손잡고 합작사 코오롱스포츠 차이나를 출범시켰다. 코오롱스포츠 차이나는 올해 연매출 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미국 진출도 선언한 상태다.

왁은 지난해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왁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자회사를 신설했다.

코오롱FnC 관계자는 "코오롱스포츠는 글로벌 탑티어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며 "왁은 지난해 자회사로 분리한 만큼 글로벌 비즈니스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