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매출 석달연속 '마이너스'…전략 바꾸는 백화점들
8월부터 전년동월비 매출감소 지속…명품 비중도 소폭 줄어
롯데·신세계·현대百, MZ겨냥 K패션 강화·식품관 새단장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팬데믹에 '보복 소비' 바람을 타고 호황을 누린 명품 시장이 고물가와 불경기로 침체기에 돌입하며 명품 매출 비중이 높은 백화점들이 다른 활로를 찾고 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백화점 해외유명브랜드(명품)의 전년동월 대비 매출은 8월 7.6% 역신장한데 이어 9월(-3.5%)과 10월(-3.1%)에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올 들어 명품 매출은 1월을 포함해 4번 역신장했다.
2020년 코로나19 발발 뒤 백화점 명품 매출이 전년대비 2021년 37.9%, 지난해 20.5% 신장한 것과 비교해 수요 증가세가 꺾인 모습이다. 전체 매출 중 명품 비중도 매출이 7.2% 줄어든 1월을 빼면 35% 언저리에서 9월 29.1%, 10월 30.2% 등 30%선으로 내려왔다.
백화점 3사는 이에 마케팅 방향을 틀어 MZ고객 공략을 위한 K패션 브랜드 강화, 식품관 리뉴얼 등에 총력을 쏟고 있다.
롯데쇼핑(023530) 롯데백화점은 최근 인천점에 1만1500㎡(약 3500평) 대규모로 연 '푸드에비뉴'를 통해 앞으로 확대할 '뉴 프리미엄 식품관' 구상을 공개했다.
프리미엄 식료품점 '레피세리'와 2000여종의 와인을 모은 '엘비노', 국내외 65개 유명 식음 브랜드가 여기 입점했다.
롯데백화점 잠실 월드몰엔 K패션 브랜드 마르디메크르디와 아더에러, MZ세대에 인기인 식음 브랜드 블루보틀과 런던베이글뮤지엄 등을 잇따라 유치했다.
신세계(004170)백화점은 지난해 8월 강남점에 선보인 뉴컨템포러리 전문관을 통해 MZ고객을 잡고 있다. 이곳은 올 들어 11월까지 매출이 전년대비 34.8% 뛰었고 절반 이상 매출이 2535세대에서 나온다. 신세계는 신진 디자이너 주얼리 브랜드 '에스실'과 '넘버링'을 새로 입점시켰고 잡화 브랜드도 확대할 계획이다.
강남점은 기존 7400㎡(약 2200평) 규모 식품관을 국내 최대 규모인 2만㎡(약 6000평)로 늘려 내년 순차 오픈한다.
백화점과 신세계센트럴시티 간 시너지를 위해 협업도 가속화한다. 신세계센트럴시티는 이와 관련 특허청에 8월 '트웰브 베이커리 카페'를 상표 출원한데 이어 식음 브랜드 '트웰브 오크' 상표를 등록한 상태다.
현대백화점(069960)은 더현대 서울을 통해 '에루샤' 명품 없이 MZ세대를 공략한 성과를 내고 있다. 국내 백화점 최단기간인 오픈 2년9개월만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하면서다.
이 백화점 관계자는 "마뗑킴, 시에 등 2030세대가 열광하는 온라인 기반 패션브랜드의 백화점 1호 매장을 잇따라 유치하는 역쇼루밍(온라인에서 물건 정보를 취합한 뒤 구매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하는 것) 전략을 편 결과 영패션 중심으로 매출이 가파르게 신장했다"고 설명했다.
식음을 비롯한 팝업도 활발하다. 최근 유튜버 여수언니가 론칭한 브랜드 '봄날엔'의 약과와 페이스트리볼 등을 판매하는 팝업, 서울 연남동 디저트 맛집 '버터앤쉘터' 팝업을 유치했다. 이달 말엔 루이비통도 문을 연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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