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회용품 규제에 '영화 전단지'가 사라진다고요?[뉴스톡톡]

메가박스 "환경부 지침 따라" 24일부터 배포 중단해 눈길
'합성수지 코팅'만 금지…자원절약 측면선 배포중단 의미

서울 한 메가박스의 영화 전단 배포 중단 안내 ⓒ News1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정부의 일회용품 규제 지침에 따라 극장이 영화 전단지 배포를 중단하면서 '모으는 맛이 있던 전단지가 이젠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냐'고 아쉬워하는 관객이 적잖습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메가박스는 최근 각 지점에 환경부의 일회용품 규제 지침에 의해 전단지 배포를 종료한다는 내용의 안내를 띄웠습니다.

근거로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10조, 환경부 예규인 1회용품 사용규제 관련 업무처리지침을 들었습니다. 이는 영화관 운영업종에서 1회용 광고선전물, 즉 영화 전단지를 제작·배포하는 행위를 금하는 내용입니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 전단지는 없어지지 않습니다. 환경부의 해당 지침이 '합성수지 코팅 종이'만 제재하기 때문입니다. 메가박스도 기존 전단지가 합성수지필름을 붙인 종이라 다 뺐다고 설명합니다.

환경부 관계자는 "찢으면 쭉 찢기는 보통 종이와 달리, 종이에 합성수지를 분사했거나 합성수지필름을 붙인 광고전단지는 질긴 비닐이 있어 잘 찢어지지 않는데 그런 것이 안 된다는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영화 전단지 배포 중단 소식에 일각에선 환경부가 종이컵, 플라스틱 빨대 규제는 포기했으면서 애꿎은 영화 홍보 수단만 박탈한다는 볼멘소리를 내놓기도 했는데요.

사실 합성수지 코팅 종이로 만든 1회용 광고선전물 배포 금지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일회용품 규제 품목과는 무관하게 그 이전부터 시행돼오던 것입니다.

그러다 서울시가 환경부의 일회용품 사용 절감 정책 계도기간이 끝나는 이달 23일을 앞두고 지난달에 몇몇 영화관을 찾아 현장점검을 하면서 이슈가 됐습니다.

서울시는 환경부 업무지침에 영화 전단지도 포함돼 있어 이 역시 절감이 필요하다는 권고를 했고, 이에 멀티플렉스 업체들이 환경부에 거듭 문의해 '합성수지 코팅 종이'만 규제 대상에 해당한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합니다.

이에 따라 CJ CGV(079160)와 롯데시네마는 합성수지 코팅 없는 전단지는 계속 영화관에 비치, 배포합니다.

CGV 관계자는 "영화 전단지를 '굿즈'로 가져가는 분들도 있고, 비치를 하는 게 관객의 관심을 높이는 마케팅 수단으로 여전히 유효하다고 본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일회용품 규제와 무관하게 영화 전단지는 코로나19 이후 개봉작과 관객이 모두 줄어들면서 지속 감소 추세에 있다는 게 업계 설명입니다. 이 기간 인쇄물량 급감 타격을 버티지 못해 이미 스러진 영세 인쇄업체도 여럿이라고 합니다.

영화 전단지는 배급사에서 제작해 영화관으로 보내는데,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및 디지털 홍보 비중은 커지고 전단 효과는 줄어들며 이를 없애면 마케팅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란 반응도 나옵니다.

환경을 위해서라도 일회성 광고물은 줄이는 게 시대 흐름에 맞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환경부 관계자도 "자발적으로 업계에서 합성수지 코팅 종이가 아닌 전단지도 최소화하겠다고 한다면 저희는 당연히 찬성 입장"이라며 "규제 여부와는 무관하게 전단지를 만드는 자체가 다 비용이기도 하지 않나"라고 말했습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