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링크가 트렌드? 우린 역주행"…가격 내린 푸짐한 상품들 뜬다

GS25 990원 컵면·CU 샐러드·세븐 치킨·이마트24 팝콘 등
정부 조사에 선제대응 측면도…민간은 '꼼수인상 신고센터' 운영

GS25 유어스면왕(GS리테일 제공)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가격은 그대로지만 몰래 용량을 줄이는 '슈링크플레이션'이 횡행하는 가운데 편의점 업계에서 가격은 내리면서도 용량은 늘리는 '역(逆)슈링크' 상품을 속속 출시하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GS25는 PB(자체브랜드)상품으로 중량은 늘리고 가격은 낮춘 '유어스면왕'을 최근 출시했다. 기존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유사 용기면(소컵 기준, 86g)보다 중량은 22% 넘게 늘린 105g에 가격은 990원으로 책정했다. 용기면 최저가다.

통신사 제휴 할인 등 최대 할인을 적용하면 690원에 살 수 있다. GS리테일(007070) 관계자는 "고물가 장기화, 슈링크플레이션 논란 속 물가안정 콘셉트로 면왕을 내놓게 됐다"며 "상품 라인업 확대, 강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CU는 이달 들어 2000원대로 초저가인 '놀라운 샐러드' 5종을 새로 출시했다. 양상추, 달걀 등 기본 샐러드에 치킨텐더, 파스타 등 토핑을 더한 샐러드를 드레싱 없이 판매한다.

평균 용량은 150g 수준으로, 700원짜리 소용량 드레싱을 함께 하면 500원이 할인된다. 유사 사이즈 규격에 담긴 다른 샐러드 시리즈에 비해 내용물 함량은 20% 늘렸고 가격은 30%가량 내렸다.

세븐일레븐은 기존 프라이드 치킨 대비 합리적 가격대로 7월 출시한 '가라아게 치킨'이 대표적이다. 550g에 7700원으로 10g당 약 140원인 이 제품은 기존 판매하던 프라이드 치킨보다 약 20% 가격이 저렴하다.

기존 상품은 720g에 1만2900원으로 10g당 약 179원이었다.

이마트24 '아임e 진지한 풍미, 빠다팝콘'(이마트24 제공)

이마트24는 15일부터 기존보다 과자 용량을 24%씩 늘린 제품을 출시했다. 이마트24 PB상품인 '아임e 진지한 풍미, 빠다팝콘' 중량을 90g에서 112g에서 늘렸고 가격은 1700원을 유지했다.

롯데웰푸드 꼬깔콘 고소한맛, 꼬깔콘 군옥수수맛도 67g이었던 것을 83g짜리 제품으로 증량해 업계 단독 판매 중이다. 역시 가격은 1700원 그대로다.

이마트24 관계자는 "가격은 기존과 동일하지만 중량을 늘려 고객의 큰 호응을 이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역 슈링크' 상품이 속속 출시되는 배경에는 떨어질 줄 모르는 먹거리 물가에 소비자 여론이 악화하고 정부에서도 기업들의 꼼수 가격인상을 살펴보겠다고 나서자 선제 대응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정부는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이달 말까지 한국소비자원 실태조사 및 홈페이지 신고센터 운영결과를 바탕으로 슈링크플레이션 유형을 파악하고, 관련 업계 의견을 들어 대상품목·정보제공 방식 등 개선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민간 소비자 단체인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는 27일부터 슈링크플레이션, 가격은 유지하되 재료나 서비스 질을 떨어뜨리는 스킴플레이션, 묶음상품일수록 가격이 비싼 번들플레이션 등 제보를 받는 '꼼수 가격 인상 신고센터'를 운영한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