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유·라면은 가격 뛰고 참치·만두는 중량 줄고…생활물가 쉼없는 하이킥
10월 소비자물가 전년 동기 比 3.8% ↑
소비자 물가 상승 체감도 커…정부 물가 집중 관리 대응
- 신민경 기자
(서울=뉴스1) 신민경 기자 = 채소·가공식품 등 생활물가가 줄줄이 오르면서 소비자들의 얼굴에 드리운 그림자도 짙어지고 있다.
정부의 물가 상승 억제 움직임이 활발해지자 가격인상을 결정할 수밖에 없는 기업들 역시 난처하다. 기상악화로 작황이 악화되면서 식품 원자재 값이 상승했고, 인건비·유류비 등 각종 비용이 오를대로 올라 기존 가격을 유지하기 어려워서다.
13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올해 10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3.8% 상승했다. 통계청은 "서비스·공업제품·농축수산물 및 전기·가스·수도도 모두 오른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신선과실 26.2% △식품 5.8% △신선채소 5.4% 등 품목이 크게 뛰었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물가 상승도 높은 편이다. 통계청 생활물가지수는 체감물가를 설명하기 위해 구입 빈도가 높고 지출 비중이 높아 가격변동을 민감하게 느끼는 144개 품목으로 작성한 지수다.
올해 10월 생활물가지수에 따르면 요리 필수 조미료인 소금·식용유·참기름이 지난 2020년과 비교하면 올해 10월 △171.7 △171.11 △138.65 등으로 나타났다.
이 외에도 △라면 121.07 △우유 122.03 △빵 129.58 등으로 조사됐다.
우유의 경우 올해 7월 낙농진흥회 소위원회가 원유 가격을 L당 음용유 88원·가공유 87원 등으로 인상하면서 자연스레 소비자가도 상승했다.
이후 서울우유·매일유업(267980)·남양유업(003920)·빙그레(005180)도 가격을 상향 조정했다.
지난달에는 맥도날드가 평균 3.7% 가격 인상안을 발표했다. 버거 4종·맥모닝 메뉴 1종·사이드 및 디저트 7종·음료 1종 등 13개 메뉴다.
맘스터치는 지난달 31일부터 닭통가슴살 패티를 사용하는 버거 품목 4종 가격을 300원씩 인상했다.
이마트(139480)·롯데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이달 들어 비교적 가격이 저렴하다고 알려진 자체브랜드(PB) 우윳값을 올렸다.
슬그머니 제품 중량을 줄여 g당 가격을 올리는 곳들도 있다.
동원F&B(049770)는 '양반김' 2종 중량을 기존 5g에서 4.5g으로 줄였다. 동원F&B는 6월에도 '동원참치 라이트스탠다드'의 중량을 100g에서 90g으로 낮췄다.
해태제과도 7월 '고향만두' 2종 중량을 최대 16% 줄였다. '고향김치만두'는 450g에서 378g으로 16%, 고향만두는 415g에서 378g으로 8.9% 줄었다.
업계는 고정 비용이 증가해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원부자재값 등 가격 인상 부담이 지속하고 있다"며 "동시에 인건비도 오르는 등 가격 인상 부담이 지속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도 직접 물가 관리에 나서고 있다. 시장 논리에 반한다는 목소리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데도 개입하고 있는 만큼 정부가 물가 상승세를 심상치 않다고 본 것으로 풀이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배추·사과·달걀·쌀 등 농축산물 14개 품목 △햄버거·피자·치킨 등 외식 메뉴 5개 품목 △우유·빵·라면·아이스크림 등 가공식품 9개 품목 가격을 매일 확인하기로 했다.
가공식품은 빵·우유·스낵 과자·커피·라면·아이스크림·설탕·식용유·밀가루 등 9개 품목 '물가 관리 전담자'도 새로 지정됐다.
품목별 담당자는 소비자단체·업계와 긴밀한 소통 체계를 가동해 물가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한훈 농식품부 차관은 "국민들의 장바구니 물가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우선 김장재료 수급 안정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소요 비용을 전년보다 낮은 수준으로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smk503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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