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스포츠 브랜드 라피도, '리론칭' 바람타고 돌아오나

삼성물산, 라피도 새 상표 출원…헤드·티피코시 등 잇단 재론칭
韓서 철수한 라피도, 中서 승승장구…"국내 사업 재개 계획 없어"

라피도 매장 전경.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패션업계에서 사업을 철수했던 브랜드를 '리론칭'하는 사례가 잇따르는 가운데 삼성물산(028260)(구 제일모직)의 스포츠 브랜드 라피도가 되돌아올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삼성물산은 라피도의 새 상표를 출원했다.

라피도는 삼성물산의 전신인 제일모직이 1988년 선보인 토종 스포츠 브랜드다. 1988년부터 1997년까지 축구 국가대표팀을 공식 후원한 이후 1997년 동계유니버시아드 대회, 부산 동아시아게임, 2002년 부산 아시아게임, 2003년 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등을 후원한 바 있다.

하지만 실적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고 2004년 국내 사업을 철수했다. 1998년 중국 시장에 진출, 고급화와 현지화 전략을 통해 중국 내에서 현재까지 승승장구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2021년 또 다른 스포츠 브랜드 빈폴스포츠 사업도 정리한 바 있다. 빈폴스포츠는 2018년 빈폴아웃도어에서 개편된 브랜드다. 당시 삼성물산은 아웃도어와 스포츠웨어 시장의 성장 둔화로 해당 사업을 정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근 스포츠에 대한 인기가 커지면서 스포츠웨어 브랜드도 부흥기를 맞았다. 이에 패션업계는 너도나도 과거 유행했던 브랜드들을 리론칭하거나 다시 들여와 전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코오롱FnC)은 올해 초 스포츠 브랜드 '헤드'를 3년 만에 리론칭했다. 헤드는 1950년 하워드 헤드가 론칭한 오스트리아의 스포츠 브랜드다. 테니스와 스키 종목에 근간을 두고 있다.

코오롱FnC는 1981년 헤드를 국내에 처음 소개했다. 2009년 국내 판권을 인수해 브랜드를 전개했다.

글로벌 3배 테니스 라켓으로 꼽히는 헤드는 테니스 라켓 외에도 테니스 용품과 의류를 제안하며 토털 스포츠 브랜드로 재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LF는 1990년대 당시 LG패션(반도패션)이 선보였던 브랜드 티피코시를 올해 4월 다시 론칭했다. 2008년 브랜드를 철수한 지 약 15년 만이다.

패션업계가 복고 열풍을 타고 세기말 패션인 'Y2K 패션'이 유행하면서 레트로 브랜드가 다시 부상하고 있어서다.

LF는 리복, 챔피온 등 과거 브랜드의 판권을 인수해 선보이면서 쏠쏠한 재미를 보기도 했다. 리복과 챔피온은 티피코시처럼 브랜드 철수 단계까지 가지는 않았으나 1990~2000년대 주춤했으나 최근 다시 주목받는 브랜드가 됐다.

삼성물산의 새 상표 출원 소식에 촉각이 세워지는 이유다. 중국 내 사업 확대를 위한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라피도는 중국에서 여전히 매출 성장세를 지속해왔다. 라피도는 2018년 매출 1000억원을 돌파하며 '메가 브랜드'로 입지를 다진 바 있다.

다만 삼성물산 측은 말을 아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국내 사업 재개와 관련해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