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1번지' 탈환 선언한 롯데…쿠팡·신세계 따라잡는다
유통 판도 '쿠이마롯' 전망까지…김상현 "열심히 달릴것"
새 수익창출원 '리테일테크' 제시…AI와 유통사업 연계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롯데쇼핑(023530)이 '쇼핑 1번지' 탈환을 선언했다.
유통 판도가 '이마·롯·쿠'(이마트-롯데쇼핑-쿠팡)에서 '쿠·이마·롯'(쿠팡-이마트-롯데쇼핑)으로까지 바뀌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고객의 첫 번째 쇼핑 목적지'로 도약하겠다는 청사진을 낸 것이다.
신흥 강자인 쿠팡이 급성장하는데 반해 대응이 늦다는 지적이 나온 '전통 강자' 롯데가 새 도전을 시작하면서 판도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3년 뒤인 2026년 매출액 17조원,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중장기 실적 목표를 내놨다. 전날(19일) 13년만에 기관투자자를 상대로 연 'CEO(최고경영자) IR 데이'를 통해서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15조원대, 영업이익은 3862억원이었고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 전망치는 각각 14조6000억원, 5050억원이다.
지난해 매출은 쿠팡이 26조원으로 이미 롯데쇼핑보다 크다. 이마트(139480)(12조4000억원)와 신세계(7조8000억원) 각각 매출은 롯데쇼핑보다 낮지만 둘을 합치면 롯데쇼핑을 앞선다. 쿠팡은 지난해는 1447억원 영업손실을 냈으나 지난해 3분기부터 4개 분기 연속 흑자를 내며 올해 첫 연간 흑자 달성을 앞두고 있다.
행사에선 김상현 롯데쇼핑 대표이사 부회장이 연단에 올라 실적 목표 달성을 위한 6대 핵심 전략을 발표하며 '기업가치 제고' 의지를 보였다.
통상적 IR 행사 외에 부회장이 이처럼 직접 나선 건 2010년 이후 처음이다. 내년 3월 사내이사 임기가 끝나 정기 임원인사 대상인 김 부회장이 향후 3개년 계획을 제시하면서 높아진 경영 위기감이 반영된 것 아니냐는 풀이가 나온다.
핵심 전략 중 특히 새 동력으로 리테일테크 전문기업으로의 전환을 언급하며 국내 대표 리테일테크 기업인 쿠팡과의 경쟁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핵심상권 마켓리더십 재구축 △대한민국 그로서리(식료품) 1번지 △e커머스 사업 최적화·오카도 추진 △부진 사업부 턴어라운드(흑자전환) △동남아 비즈니스 확장이 전략으로 제시됐다.
김 부회장은 "고객이 오프라인이든 온라인이든 최고의 경험을 하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몰입하고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엔 없는 오프라인 매장에 체험형 콘텐츠를 확대해 고객 체류시간을 늘리면서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리테일테크를 육성해 신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게 골자다.
롯데백화점은 본점·잠실점·수원점·강남점·인천점·동탄점·부산본점·동부산점 등 핵심상권 8대 점포를 럭셔리 강화, 인테리어 고급화 등 프리미엄 쇼핑 환경으로 리뉴얼한다. 2026년 송도점 오픈을 시작으로 부산 광복점, 대구점 등 신규 쇼핑몰도 지속 확대한다.
e커머스에 비해 우위에 있는 그로서리는 올 하반기 차별화, 전문화된 그로서리 상품을 집중 취급하는 새 포맷을 새 이름으로 선보인다.
e커머스 사업은 지난해 영국 리테일테크 기업 오카도 솔루션과 맺은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2030년까지 스마트 물류 자동화 센터 6곳을 구축해 수익성을 높인다.
부진한 롯데하이마트(071840)와 롯데홈쇼핑은 고객 서비스를 차별화해 수익성을 개선할 방침이다. 홈쇼핑은 비효율 상품군을 축소할 예정으로, 롯데 측은 저효율 상품으로 가전·가구를 꼽았다.
해외사업은 22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그랜드 오픈하는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를 집중 육성하고 호치민 에코스마트시티 대형 복합단지 개발에도 주력한다.
신규 수익원으로는 리테일테크를 들었다. 4200만명에 달하는 롯데멤버스 회원과 1만2000개 오프라인 점포를 활용해 인공지능(AI) 기술과 유통사업을 연계하고, 데이터 커머스 추진 등 기업 간 거래(B2B) 신사업으로 새 수익을 창출한다는 전략이다.
김 부회장은 "2년 동안 지속적으로 영업익을 개선하며 신뢰를 쌓기 시작했고, 이제부터 열심히 달려 발표한 내용을 실행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며 "2026년 영업이익 1조원 달성을 위해 임직원과 원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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