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신세계·이마트 9개 유통사업 매출 총합 처음 제쳤다

2분기 쿠팡매출, 신세계·이마트 유통부문보다 3141억 많아
이마트 리뉴얼 여파…"하반기 실적개선, e커머스 회복 중"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 News1 박세연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쿠팡이 올 2분기 사상 최초로 이마트(139480)·신세계(004170) 9개 유통사업 부문 총합보다 높은 매출을 거뒀다.

1분기 이마트·신세계 해당부문과의 매출 격차를 99억원까지 좁힌데 이어 2분기 처음으로 3100억여원을 앞선 것이다.

일각에선 쿠팡의 이같은 성장세가 지속된다면 향후 시장은 '이마롯쿠'(이마트-롯데쇼핑-쿠팡)를 넘어 '쿠이마롯'(쿠팡-이마트-롯데쇼핑)으로 재편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2분기 매출 규모는 이마트(7조2711억원)·신세계(2조7324억원)를 합쳐 10조35억원, 쿠팡 7조6749억원, 롯데쇼핑 3조6222억원 순이다. 이마트·신세계와 쿠팡 간엔 2조여원 차이가 난다.

그러나 이마트·신세계 중 스타벅스 등 비유통사업 자회사 5곳을 뺀 9개 유통사업 부문(할인점·트레이더스·전문점·SSG닷컴·G마켓·이마트24·에브리데이·백화점·신세계라이브쇼핑)만 추린 매출은 7조3608억원으로, 쿠팡보다 3141억원 적다.

2분기 영업익 기준으로도 쿠팡이 1940억원으로 가장 높고, 이어 롯데쇼핑 514억원, 이마트·신세계 9개 유통사업 부문 492억원이다.

똑같이 고물가로 인한 소비 침체를 겪었는데도 쿠팡은 1분기에 이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이어간 반면 신세계·이마트는 '어닝 쇼크'를 맞은 영향이다.

이마트의 2분기 적자(할인점 영업손실 499억원)는 지속성장을 위한 '미래형 마트' 리뉴얼 투자에 따른 '전략적 후퇴' 측면도 있다. 진정한 승패는 이마트의 투자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타난 뒤 가려질 것이란 얘기다.

이마트는 올 상반기 더 타운몰 전환 등 대규모로 투자한 8개 점포의 리뉴얼 뒤 매출이 약 10% 증가하는 등 투자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7월 리뉴얼 오픈한 킨텍스점은 10일까지 약 30만명이 찾았고 매출은 전년대비 약 27% 늘었다.

이마트는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뿐 아니라 하반기 G마켓 수익성 개선에도 집중한다. G마켓은 이마트가 2021년 인수한 뒤 적자가 지속되고 있으나 영업손실은 개선 중이다. 이마트 관측대로 G마켓이 4분기 손익분기점(BEF)을 달성하면 e커머스 경쟁 기반이 마련된다.

쿠팡이 로켓배송을 비롯한 혜택 강화로 1100만명 와우 회원을 보유한 가운데 신세계가 하반기 '유니버스 클럽' 회원 혜택 확장으로 록인(잠금) 효과를 키울지도 주목된다.

쿠팡은 시장점유율 확대에 주력한다. 김범석 의장은 "기본 지표에서 투자 확신을 지속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경우에만 더 많은 투자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쿠팡은 올해 대만 사업과 쿠팡플레이, 쿠팡이츠 등 성장사업에 4억달러 규모 투자를 계획 중이다.

한편 신세계면세점(매출 4851억원)을 포함해 10개 부문 매출을 쿠팡과 비교하면 신세계·이마트가 1710억원 많다. 영업이익도 894억원으로 늘어 롯데쇼핑보다 앞서게 된다. 쿠팡은 면세 사업은 운영하지 않는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