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커 온다" 전용엘베·택시비 지원·VIP데스크까지 면세점 '분주'

올 상반기 中관광객 55만명, 2016년 수준 회복될지 주목
상품 개발·모객 등 2~3개월 소요 예상…4분기 실적 기대

중국이 2017년 사드 사태 이후 6년 만에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기로 한 가운데 11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면세점으로 외국인 관광객들이 들어가고 있다. 2023.8.11/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중국 정부가 한국 단체관광을 전면 허용하면서 국내 면세업계가 큰손 '유커'(중국 단체여행객)를 맞을 채비로 분주하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한국 단체관광 허용은 2017년 3월 사드 갈등으로 중단된지 6년 만이다. 코로나19로 2021년 17만명에 그친 중국 관광객이 올 상반기엔 55만명까지 늘어난 가운데 방한 중국인이 2016년 수준(807만명)까지 회복될지 주목된다.

한국면세점협회의 국내 면세점 외국인 매출액은 3월 1조257억원까지 회복됐다가 3월부터 내리막을 걸어 6월 8543억원까지 줄었다.

면세업계는 구매력이 큰 유커가 돌아오면 이르면 4분기부터 외국인 매출 상승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중국 현지 여행사가 상품을 개발하고 모객해 한국에 들어오기까지 2~3개월이 걸릴 것으로 예상돼 단체관광객 대거 입국은 중국 추석인 중추절(9월29일)과 국경절(10월1일) 무렵 시작될 전망이다.

롯데면세점은 여행사·항공사와 관광상품을 만들고 쇼핑 편의 개선에 나선다. 그간 어려웠던 중국 북경·상해 로드쇼 등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면세점 쇼핑코스가 포함된 방한관광 패키지 등도 제작한다.

국내에선 인바운드 여행사와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면서 중국 고객 서비스 개선을 위해 알리페이·유니온페이 등 결제시스템과 연계한 할인·프로모션을 준비 중이다. 단체버스 주차장에서 면세점 매장으로 연결되는 전용 엘리베이터는 이미 운행 중이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인천공항점 철수에 대해선 "공항에 입점하면 임대료 등 부담에 큰 프로모션이 어렵다"며 "단체관광객은 주로 시내점을 돌기 때문에 고객유치 활동을 활발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신라(008770) 신라면세점 서울점·제주점은 통역 전담 인력과 홍보물, 시설·인프라를 점검하고 택시 이용시 교통비 지원, 중국인 전용 프로모션 등 행사를 준비한다.

신라면세점 인천공항점·김포공항점은 럭셔리 패션과 주류 등 중국인 선호도가 높은 상품 위주로 특별 프로모션을 마련 중이다. 중국 현지 사무소를 통해 중국 내 마케팅 활동도 강화한다.

신라면세점 관계자는 "관광상권이 잘 돼있는 지역보다 장충동 신라면세점은 면세쇼핑에 특화돼 있어 집중도가 높다"며 "교통이 막히면 여행루트에서 선호되지 않는 경향이 있어 교통체증 여부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올 초부터 유커 귀환에 대비해 화장품 패션 부문 MD를 개편했고, 위챗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와 중국 최대 여행 커뮤니티 플랫폼 마펑워를 통해 자사 홍보, 중국 페이먼트사와의 제휴 프로모션을 해왔다.

현대백화점(069960)면세점은 중국인 고객 쇼핑 편의를 위해 단체관광객 전용데스크와 외국인 VIP전용 데스크를 설치할 예정이다. 아쿠아리움 등 주요 관광시설과 연계한 단체관광 관계상품 개발도 검토 중이다.

면세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를 겪은 면세업계에 단체비자 허용은 가뭄에 단비 같은 소식"이라며 "가을부터 본격적으로 효과가 나타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내다봤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