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 이어 고깃값도 '들썩'…유통가 물가부담 낮추기 분주
호우 농작물 피해면적 여의도 122배…가축 87만마리 폐사
롯데·홈플 수해 농산물 매입 할인판매…이마트 육류 기획전 등
- 서미선 기자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농작물과 가축 피해가 잇따르면서 비에 취약한 엽채류 등 채소에 육류 가격도 오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유통업계는 피해를 입은 농가의 시름을 덜고 고객 장바구니 부담도 완화하기 위해 호우 피해를 입은 농산물을 대량매입해 할인판매하고 육류 할인 기획전을 여는 등 백방으로 뛰고 있다.
25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24일 오전 6시 기준 피해가 접수된 농작물 면적은 3만5392.6해타르(㏊)로 여의도 면적 290㏊의 122배에 달한다.
집중호우로 폐사된 가축은 87만2000마리다. 그중 닭·오리가 86만2000마리로 가장 많고 돼지 4300마리, 소 400마리 등이다. 돼지는 18일 강원 철원군에서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며 호우로 인한 확산 우려도 제기된다.
24일 적상추(상품) 100g 전국 평균 소매가격은 2235원으로 한달 전보다 110.4% 뛰었고 평년 대비로도 77.0% 높다. 같은 중량 깻잎은 2558원으로 한달 전보다 14.1%, 평년대비 47.5% 상승했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6월 셋째주 대비 지난주 소고기 등심 100g, 삼겹살 100g은 각각 5.7%, 7.1% 올랐고 닭고기는 8월 말복을 앞두고 폐사로 공급 문제가 생길 수도 있는 상황이다.
유통가는 이에 상생 상품을 기획하고 대체 산지 발굴, 할인전 등으로 물가 부담 경감에 나서고 있다.
롯데쇼핑(023530) 롯데마트는 외관상 이유로 상품성이 떨어지는 이른바 '못난이 오이'를 매입해 일반 상품보다 50%이상 저렴하게 '상생 다다기 오이'로 선보였다. 롯데마트와 슈퍼 채소팀 MD는 농가 수해피해를 확인하면서 등급이 낮은 오이 물량이 증가할 것을 예상하고 이번 행사를 기획한 것으로 전해졌다.
축산물 가격안정을 위해선 사전 대량확보한 물량을 토대로 27일부터 8월2일까지 볶음탕용 닭(800g) 1+1 행사를 진행하며 국내산 삼겹살·목심(100g)은 최저가에 선보인다. 주말인 29~30일엔 1등급 한우 등심(100g)을 평일보다 35%가량 저렴하게 판매한다.
홈플러스는 호우 피해를 입은 강원 산지 다다기오이와 청양·오이맛 고추를 '맛난이 농산물'로 8월2일까지 전 점포에서 일 5000봉씩 한정판매한다. 홈플러스는 모양과 크기가 유통규격에서 등급 외로 분류되지만 품질엔 이상이 없는 농산물을 '맛난이' 이름으로 일반 상품보다 20~30% 저렴하게 판매 중이다.
홈플러스는 축산 상품의 경우 경기·경상·전라·충청 지역 등 산지를 다변화해 물량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물가부담 완화를 위해선 26일까지 행사카드 결제고객 대상으로 생닭 행사품목을 30% 할인하고, 국내산 1등급 이상 일품 삼겹살·목심을 멤버십 회원 대상으로 30% 할인 판매한다.
이마트(139480)는 26일까지 깻잎·시금치 등을 신세계포인트 적립 시 20% 할인하는 등 농림축산식품부와 연계한 행사를 펼친다. 엽채류 주요 산지인 충청 외에도 강원도 구색상추류 물량을 늘리고 옥수수는 충북 괴산 농가가 침수 피해를 입은 데 대응해 대체 산지로 밀양, 해남 등에서 물량을 확보해 대응할 계획이다.
축산물 가격안정을 위해선 한우 대형행사 빈도수를 이달부터 늘린다. 기존에 한우 40% 할인행사가 월 1회꼴이었자면 7월엔 2~3회 여는 것이다. 닭고기는 자체 마진 최소화와 포장 간소화 등을 통해 가격 안정화 노력 중이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축산은 집중호우 영향도 있지만 바캉스 시즌이라 지금이 가격이 많이 오르는 시기이기도 하다"며 "가격안정을 위한 다양한 행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smi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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