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 치닫는 '곰표 밀맥주'…마니아층 맥주 어쩌다 이지경됐나
대한제분 "재고처리 협의 응하지 않아…방해 의도"
세븐브로이, 반박 준비…"대표 브랜드 지속 확장"
- 신민경 기자, 이상학 기자
(서울=뉴스1) 신민경 이상학 기자 = '곰표 밀맥주'로 촉발된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 갈등이 갈수록 치열하다. 세븐브로이가 대한제분을 상대로 곰표 밀맥주 판매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데 이어 대한제분이 반박 입장문까지 발표하면서 양사간 긴장감이 팽팽하다.
19일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의 곰표 밀맥주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이전 곰표 밀맥주와 동일한 재출시 제품 레시피 △디자인 탈취 또는 도용 문제 △해외수출 사업 탈취 등 이슈에 대한 입장을 나타냈다.
대한제분은 "(기존 곰표 밀맥주) 재고처리 등을 원만하게 해결하기 위해 세븐브로이에 지속해서 협의를 제안했다"며 "하지만 세븐브로이는 이에 응하지 않으면서 독자 제품을 출시했다. 이후 곰표 밀맥주 새로운 파트너사가 제품을 출시하기 직전이 되자 돌연 가처분 신청을 했다"고 주장했다. 곰표 밀맥주 사업과 변화를 방해하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또 "재출시하는 곰표 밀맥주는 새로운 파트너사 독자 레시피로 생산하는 제품"이라며 "(기존 곰표 밀맥주와 레시피가 동일하다는) 의혹을 단정적으로 제기하는 것은 사실을 왜곡하는 무책임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곰표 밀맥주 고유 디자인은 곰표 브랜드 자산이다. 세븐브로이가 언론에 제기하는 '디자인 탈취 또는 도용'이라는 내용은 사실관계에도 부합하지 않는다"며 "곰표 밀맥주 해외 수출사업 또한 상표권자인 대한제분 허락 없이 진행할 수 없다. 수출사업을 빼앗겼다는 주장 자체가 성립할 수 없는 관계"라고도 했다.
대한제분은 허위사실 유포 등 법률 위반 행위에 대해 응당한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앞서 16일 세븐브로이맥주는 대한제분을' 거래상지위 남용 행위 금지'와 '사업활동방해행위 금지'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다.
제소 사유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해 부당하게 해외 수출 사업을 탈취한 점 △해외사업 활동 노하우와 거래처, 성분분석표·영양성분표 등 핵심 기술을 탈취해 사업 활동을 방해한 점 △핵심기술을 경쟁 업체인 제주맥주에 전달한 점 등을 들었다.
지난달 26일에는 △맥주제조 법인 '세븐브로이맥주' 김강삼 대표이사 △병맥주 제조시설 '세븐브로이 양평' 대표자 김희상 사내이사 △생맥주 제조시설 '세븐비어' 대표자 금성일 사내이사 △캔맥주 제조시설 '세븐브로이 이즈' 대표자 안기남 사내이사 등은 대한제분 이건영·송인석 대표이사와 문혁기 제주맥주 대표이사를 상대로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청구 금액은 5000만원이다.
세븐브로이는 기존 대한제분과 협업해 만든 곰표 밀맥주 재고가 소진되기 전 이른 '곰표 밀맥주 시즌2' 출시일이 문제라고 제기했다. 대한제분은 제주맥주(276730)와 만든 새 곰표 밀맥주를 19일 출시한다고 밝힌 바 있다. 세븐브로이는 곰표 밀맥주 재고물량 소진 기간 9월30일 이후로 미뤄야 한다는 것이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새로 출시하는 곰표 밀맥주가 기존 상표디자인으로 성분표도 유사하게 판매될 경우 기존 곰표 밀맥주 재고를 소진하는데 큰 타격을 줄 수밖에 없다"며 "기존 곰표 맥주의 원자재와 관련된 재고 물량은 해결하지 않더라도 계약상으로 명시돼 있듯 완제품 재고는 6개월간 제대로 판매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븐브로이와 대한제분이 협업해 만든 곰표 밀맥주는 마니아층이 형성될 만큼 인기를 얻었다. 5800만캔이 판매된 스테디셀러 제품이다.
성공적인 반응을 이끈 대표 협업 제품으로 꼽혔지만 대한제분이 상표권 계약을 끝내면서 세븐브로이는 더 이상 곰표 밀맥주를 생산할 수 없게 됐다. 뒤이어 대한제분은 제주맥주와 협업해 곰표 밀맥주를 생산하겠다고 발표했다.
곰표 타이틀을 잃게 된 세븐브로이는 곰표 밀맥주 맛을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자 '대표 밀맥주'를 출시했다.
다만 이를 두고 대한제분은 곰표 밀맥주와의 유사성을 문제 삼았다. 대한제분은 "곰표 브랜드 고유한 디자인을 유사하게 활용할 경우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해 법적으로 문제될 수 있다"며 "이는 공정한 상거래 관행이나 경쟁질서에 반하는 행위"라고 전했다.
세븐브로이는 최근 '대표 하이볼'까지 추가하면서 대표 브랜드 확대에 나서고 있다. '대표 싱글몰트 라거'도 추가하면서 현재 대표 3종을 운영하고 있다.
세븐브로이 관계자는 "내달 '대표 로제'까지 출시할 계획"이라며 "연내 총 5종 브랜드로 운영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꾸준히 대표 시리즈 제품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편 세븐브로이는 대한제분이 발표한 입장문에 대한 반박을 제기할 계획이다. 이르면 이튿날 오전 중 발표할 예정이다.
smk503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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