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에 안 보고 쇼호스트는 막말"…실적 깜깜한 홈쇼핑업계

"올해는 유지가 최선"…코로나 정점 뒤 작년부터 실적 타격
시청자 신뢰제고 위해 심의교육 확대·문제 출연자 제재 강화

(정윤정 쇼호스트 인스타그램)

(서울=뉴스1) 서미선 기자 = 홈쇼핑업계가 엔데믹에 TV시청이 줄어들며 올해 실적 악화가 관측되는 가운데 일부 쇼호스트의 '막말 논란'까지 불거지며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고질적 문제로 꼽히는 과다한 송출수수료 부담에다 시청자 신뢰까지 잃을 처지가 되자 업계는 내부 자정 노력을 강화하고 나섰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홈쇼핑 업체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년동기 대비 악화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 홈쇼핑 관계자는 "지난해 지표를 예로 들면 2021년 코로나19로 정점을 찍고 난 이후로는 그보다 좋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갈수록 송출수수료가 오르고 TV보는 사람은 줄어드는 상황이라 올해는 '유지'가 최고의 선방이 아닐까 한다"고 봤다.

홈쇼핑업계는 코로나19 기간 반짝 호황을 누렸으나 거리두기 해제로 야외활동이 늘며 TV시청 시간 감소로 지난해부터 실적에 타격을 받고 있다.

현대홈쇼핑의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은 1조1016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8% 줄어든 1127억원이었다. CJ온스타일 지난해 매출은 1조3533억원, 영업이익은 724억원으로 각각 전년대비 1.7%, 39.7% 줄었다. 롯데홈쇼핑 매출은 1조780억원, 영업이익은 780억원으로 각각 2.3%, 23.5% 감소했다.

GS샵은 같은기간 매출 1조2393억원, 영업이익 1426억원을 거뒀으나 이곳은 지난해 GS리테일에 흡수합병돼 전년과 비교는 어렵다.

여기다 그나마 판매실적을 끌어올리는 유명 쇼호스트의 막말 논란이 덮친 형국이다.

CJ온스타일은 2월 화장품 판매 방송에서 유난희 쇼호스트가 극단적 선택을 한 여성 코미디언을 언급해 문제가 됐다. 현대홈쇼핑은 1월 정윤정 쇼호스트가 게스트로 출연한 생방송 중 욕설을 해 물의를 빚었다.

홈쇼핑 출범 후 쇼호스트가 욕설을 해 문제가 된 경우는 전례를 찾기 힘든 것으로 전해진다. 쇼호스트 직업군의 문제라기보다 '개인 일탈' 측면이 크다는 얘기다.

두 쇼호스트는 이후 무기한 출연정지됐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광고심의소위원회는 두 업체에 법정 제재를 결정했다.

앞서 3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송출수수료 산정 가이드라인을 손질하며 부담이 다소 낮아질지 기대감이 생긴 가운데 돌발사태가 터진 것이다. 업계가 전반적으로 불황에 진입하며 일각에선 현재 방송사업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 비중이 60%를 넘어섰을 것이란 추측도 내놓는 상황이다.

홈쇼핑업계는 시청자 신뢰 제고를 위해 방송인력 교육과 함께 문제를 일으킨 출연자에 대한 제재 수준 강화 등에 나선다.

CJ온스타일은 26일 윤상현 대표이사가 참석한 정도 방송 선포식을 통해 방송 필수인력 대상 심의교육을 강화하고, 선포식 참여자에겐 관계법령을 준수하고 올바른 방송언어를 쓰겠다는 서약을 받았다.

현대홈쇼핑은 자체 방송평가위원회에 외부 전문가를 추가 선임해 역할을 확대하고, 출연자 일탈행위 발생 시 이 위원회가 출연금지 등 선제조치를 할 수 있게 내규를 바꾼다. 출연자 제재 수준도 강화한다.

롯데홈쇼핑은 기존에 운영해온 외부전문가가 참여하는 시청자위원회, 내부 제재기구인 허위과장방지위원회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GS샵은 방송 전 출연자에게 받던 심의준수 서약서에 '은어 사용 금지' '정정요구시 즉시 반영'을 추가했다. 기존엔 방송 중 문제 발생 시 쇼핑호스트에게 즉시 정정시켰으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해당 사안에 대한 사과 자막도 즉시 내보내기로 했다.

smith@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