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부동산 투자 '큰손'?…1년새 6배 증가

오프라인 점포확장·수익성확장·현금창출

무신사 사옥 조감도.(무신사제공)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무신사가 본업인 의류 판매 외에도 부동산 투자를 강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영토 확장에 속도를 내는 동시에 패션업만으론 수익성 확장과 안정적인 현금창출이 어렵다는 판단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패션 사업은 경기 침체 시 소비자들이 제일 먼저 지갑을 닫는 업종이기 때문에 대비 전략의 일환으로도 풀이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신사의 부동산 투자 규모는 2021년 78억원에서 지난해 440억원으로 6배가량 급증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시세차익이나 임대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에 대한 항목"이라며 "지급할 임차료를 현재 가치로 환산해 자산으로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서울 성수동, 연남동 등 주요 지역을 중심으로 부동산을 잇달아 매입하고 있다.

성수동1가 성신화학 부지, 성수동1가 JDX 건물부지, 성수역 3번 출구 인근 315-108번지, 271-22 동부자동차 부지, 324-2번지 대한통운 부지 등이 무신사 소유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무신사)이 아니라 '무진장 신축 건물이 많은 곳'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무신사가 부동산 투자를 늘리는 것은 최근 오프라인 시장을 강화하는 전략과 관련이 있다. 무신사는 엔데믹 전환과 함께 오프라인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무신사는 서울 홍대, 강남 등에 자체 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을 열었다. 무신사의 큐레이션 편집숍 29CM도 지난해 하반기 이구성수, 이구갤러리 서울, 이구갤러리 대구 등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해 신규 고객을 유입하고 있다. 올해도 솔드아웃 제2검수센터, 무신사 스튜디오 한남2호점, 신당점 등을 개점했다.

서울 외 지역 거점 도시에도 입점하며 오프라인 매장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다. 무신사는 최근 부산 서면, 대구 동성로와 같은 지방 광역시에서도 건물 임대차 계약을 진행했다.

신사옥이나 무신사 스탠다드, 무신사 스튜디오, 29CM 이구성수 등 오프라인 공간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부지가 필요해져 일부 매입 또는 임대에 나선 것이다.

이를 두고 무신사가 부동산 시세 차익을 누릴 수 있어 일석이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의류시장이 포화상태다 보니 수익을 더 이상 올리기가 어려워져 다른 먹거리를 찾아 나선 것이라는 시각이 있다"며 "무신사가 직접 운영을 하든 임대를 주든 부수입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부터 금리가 가파르게 오른 점을 감안할 때 무신사가 앞으로도 계속 부동산을 사들일지는 미지수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통상 기업마다 건물 등 부동산을 매입하는 경우 70~80% 정도를 담보대출을 받는다"면서 "금리가 동결이라고 해도 대출 이자 등을 따져 시장상황을 지켜보고나 급매 등의 물건이 나올 때까지 기업이나 개인 모두 기다리지 않을까 싶다"고 전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