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명품 플랫폼 '적자 행진'…무신사, 업계 1위 굳건

고비용 구조에 수익성 악화…무신사·W컨셉만 영업이익 달성
무신사, 매출 60.3% 증가한 6451억원…업계 매출 합친 것보다 커

지난 6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 4층 '듀엘' 매장에서 고객이 봄 신상 의류를 살펴보고 있다.(롯데쇼핑 제공) 2022.3.8/뉴스1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패션·명품 플랫폼업계가 지난해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대다수 플랫폼들은 마케팅, 인건비 등 고정비용 지출 확대로 수익성이 악화된 데 따른 것이다. 이 가운데 무신사는 500억원대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업계 1위 자리를 굳건히 유지했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무신사의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6451억원으로 전년 대비 6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539억원으로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 오프라인 거점 확보를 위한 투자 확대 및 글로벌 사업 진출 목적의 인력 투자 및 제반 비용 지출이 늘어난 영향을 받았다.

무신사에 이어 2번째로 매출 규모가 큰 곳은 신세계그룹 계열 SSG닷컴의 자회사 W컨셉으로 2022년 별도 기준으로 전년 대비 약 34.4% 증가한 1344억원을 달성했다. 영업이익은 35억원에 그쳤다.

무신사와 W컨셉을 제외한 다른 패션 플랫폼들의 경우 외형적 변화뿐만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도 적자가 계속될 만큼 경영 환경이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스타일에서 운영하는 지그재그는 2022년 전년 대비 56.1% 증가한 1018억원 매출을 달성했다. 매출 증가율 지표에서는 높은 성장세를 보여줬다. 카카오스타일은 2022년 영업손실 521억원을 기록하며 2021년 385억원보다 적자 폭이 확대됐다. 급여가 200억원에서 319억원으로 약 59% 증가했고 각종 서비스 비용으로 지출한 지급수수료 항목이 2021년 426억원에서 지난해 725억원으로 70% 늘어난 탓이다.

여성 전문 플랫폼인 브랜디는 2022년 매출액이 1172억원으로 전년 대비 7.11% 줄어들었다. 패션 버티컬 플랫폼 시장이 치열해진 데다가 오프라인 활동 재개 등의 영향으로 구매자가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다만 브랜디의 영업손실은 2021년 약 481억원에서 지난해 322억원으로 150억원 가량 줄여 수익성 개선에는 성공했다.

코로나19 확산 속에 급성장한 명품 플랫폼들도 지난해 적자를 피하지는 못했다.

발란은 2022년 매출이 1년 전보다 70.8% 증가하며 891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영업손실도 374억원으로 전년 186억원보다 2배 늘었다. 발란의 적자 폭이 늘어난 것은 광고선전비 지출 규모가 191억원에서 386억원으로 커진 탓으로 분석된다. 트렌비는 2022년 매출이 882억원으로 전년보다 8.44% 감소했으며 20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무신사는 다른 패션 플랫폼들의 매출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큰 규모의 매출을 올리며 업계 1위를 굳건히 지켰다. 아직 에이블리가 2022년 매출을 공개하지 않았으나 △W컨셉 △지그재그 △브랜디 3사의 매출 합계가 3500억원 수준으로 무신사의 절반을 웃돌 정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명품이나 패션 버티컬 플랫폼들의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성장세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거래액(GMV)을 늘리는 데 치중하기보다 수익성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놓고 역량을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