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셀의 세계]①"롤렉스 시계·나이키 신발?…웃돈 안 아까워요"
과거 '중고거래'→ 현재 '리셀'로…새로운 소비 문화
웃돈에도 높은 인기…MZ세대 중심 '리셀테크' 열풍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배우 박서준이 신었던 나이키 신발 구합니다."
직장인 이모씨는 '박서준 신발'로 유명한 나이키 에어조던1 하이 모델을 사기 위해 나이키 홈페이지에서 '래플'(무작위 추첨)에 참여했다. 신발의 정식 명칭은 '조던1X트래비스캇X프라그먼트 레트로 하이 OG SP 밀리터리 블루'. 미국 래퍼 트래비스 스콧과 유명 디자이너 후지와라 히로시가 나이키와 협업해 만든 한정판 신발이다.
이씨는 래플에 당첨돼 18만9000원에 신발을 구매했다. 그리고 곧바로 중고 거래 사이트에서 170만원에 되팔았다. 150만원의 차익을 얻었다. 정가에 약 9배 이상 뛴 가격에도 문의글이 쏟아졌다. 그는 "제품은 적게 풀리는데 찾는 사람은 많다 보니 가격이 고공행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고거래'에서 '리셀'로…新 소비문화 등장
리셀 시장이 새로운 소비 문화로 자리 잡고 있다. 리셀(resell)은 접두사 're-'(다시)와 'sell'(팔다)의 합성어로, 한정판이나 명품 등 희소성 있는 제품을 구매한 뒤 웃돈을 얹어 되파는 행위다.
190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반에는 리셀 시장의 전신인 '중고거래'가 활발했다. 오프라인 편집숍에서 한정판 스니커즈와 중고 명품을 사고파는 형식이다. 사용하던 물건을 되파는 경우가 주로 많았다.
리셀 문화가 대중화되면서 최근에는 플랫폼들도 우후죽순 증가하고 있다. 네이버 '크림', 무신사 '솔드아웃', 글로벌 브랜드 '스탁엑스' 등 다양한 리셀 플랫폼과 '당근마켓', '번개장터' 등 중고 플랫폼이 등장하며 중고거래 시장이 대중화되는 양상이다.
리셀 시장을 바라보는 소비자의 시선도 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물건을 구매할 당시부터 판매할 것을 염두에 두는 소비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소유의 개념이었던 물건이 MZ세대를 중심으로 사용의 개념으로 바뀌는 중"이라고 했다.
◇'리셀테크' 붐…MZ세대 중심으로 인기
리셀 시장이 웃돈을 얹어 물건을 되파는 재태크의 수단으로 떠오르면서 '리셀'과 '재태크'를 합친 '리셀 테크'라는 단어도 등장했다. 한정판 신발을 온라인 응모를 통해 재판매하는 '스니커테크'(스니커즈+재태크)가 대표적이다.
운동화뿐 아니라 시계, 명품 등 각종 희소성이 있거나 인기 있는 제품 역시 '리셀 테크'의 대상이다. 리셀 테크는 진입장벽이 낮고 주식과 코인, 부동산에 비해 소액으로 단기 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십만원에서 많게는 수백만원 이상의 시세 차익을 낼 수 있어 MZ세대를 중심으로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는 현재 리셀 시장 소비자의 30~40%를 MZ세대로 추정한다.
이은하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일반적인 사업은 많은 준비가 필요하지만, 리셀 시장은 인터넷을 통해 가볍게 시작할 수 있어 젊은 층에 관심이 높다"며 "이들은 쌓은 노하우를 토대로 리셀 시장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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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희소성 있는 물건을 구매해 재판매하는 리셀 시장이 커지고 있다. 물물거래에 익숙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리셀이 새로운 소비문화로 자리 잡고 있어서다. 다양한 플랫폼으로 시장이 활성화되고 있지만 계속된 가품 논란과 전문 리셀러의 등장, 피해를 입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리셀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졌다. 리셀 시장의 현주소를 짚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