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이커머스 3세대…시장 재편 속 승자는?

이커머스 1·2세대 출혈 경쟁에 시장 재편
상장·M&A 나선 기업들…'승자독식' 우려도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이커머스 업계 지형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 코로나19 전후로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하는 듯했던 시장은 새벽배송을 중단하는 업체들이 줄을 이으며 전열이 재정비됐다.

업계는 이커머스 시장이 3세대 플랫폼 시대로 접어들었다고 평한다. 엔데믹 이후 다양해진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차별화된 경쟁력을 내세운 기업들이 승자를 독식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커머스 1·2세대, 출혈 경쟁으로 시장 재편

3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990년대 말에서 2000년대 초반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주도하며 '1세대'로 꼽히는 인터파크, 지마켓·옥션은 현재 야놀자, 신세계그룹에 각각 편입됐다.

야놀자는 인터파크 쇼핑 부문을 큐텐에 매각하는 것을 논의 중이다. 지마켓·옥션은 편입 이후 '지마켓글로벌'로 사명을 변경하고 SSG닷컴과 통합 시너지를 본격화했다.

이후 쿠팡, 티몬, 위메프 소셜커머스 업체가 잇따라 등장하면서 시장은 재편됐다. 소셜커머스는 일종의 할인쿠폰 공동구매 서비스로, 업체들이 직매입해 사고파는 판매업을 기반으로 한다.

2015년을 전후로 이들은 '탈 소셜커머스'를 선언하며 '오픈마켓'으로 사업 방향을 바꿨다. 재고 부담을 덜고 중개수수료로 매출을 올려 수익성 제고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같은 해 마켓컬리가 새벽배송을 선보이면서, 후발주자들도 배송 전쟁에 뛰어들었다. 쿠팡도 전일 주문시 다음 날 배송하는 '로켓배송'을 선보이며 전국에 물류망을 늘려갔다.

2020년 전후 SSG닷컴, 오아시스마켓 다양한 기업이 새벽배송에 뛰어들면서 이커머스 업계는 춘추전국시대인 2세대를 맞이하는 듯 보였다.

하지만 계속되는 출혈 경쟁에 헬로네이처, 롯데온, GS프레시몰 등 기업들이 철수하면서 시장은 또 한번 재편됐다. 물류·인건비 탓에 적자일 수밖에 없는 사업구조 때문이다.

◇3세대 맞이…차별화 위해 '상장·M&A' 갈림길

2021년 초 쿠팡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성공적으로 상장한 이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급물살을 탔다.

누적 적자에도 쿠팡이 상장 후 100조 기업으로 거듭나자, 업계도 앞다퉈 기업공개(IPO)에 뛰어들었다. 투자 유치로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외형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마켓컬리의 운영사 컬리는 투자유치 단계에서 4조원의 몸값을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으로 떠올랐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하면서 내년 초 공모 일정을 마쳐야 한다.

11번가 역시 미국 아마존과의 제휴를 발판 삼아 상장 계획을 밝혔다. 지난 2018년 재무적투자자(FI)에게 5000억원의 유상증자를 받으며 상장을 약속한 까닭이다.

오아이스마켓도 지난달 상장예비심사청구서를 한국거래소에 제출했다. 2018년 새벽배송 시장에 뛰어들어 유일한 흑자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는 증시 한파로 상장 계획을 밝힌 기업간의 눈치 싸움도 치열하다. SSG닷컴도 시장 상황을 이후로 내년으로 상장 잠정 연기하고 있다.

티몬은 글로벌 역직구 플랫폼 '큐텐'에 인수되며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싱가포르에 본사를 둔 큐텐이 한국 시장을 바탕으로 사업 전략을 강화할지 기대가 모인다.

업계는 전자상거래 시장이 네이버·쿠팡 2강 구조로 굳어지고 있다고 평가한다. 쿠팡과 네이버가 연간 거래대금 40조를 유지하면서 시장 장악력을 유지해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온라인 시장이 네이버·쿠팡 체재로 변화하면서 후발주자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