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 패션 시장 급성장…플랫폼·브랜드 '활기'

이커머스서 부상한 男소비자 존재감
플랫폼부터 대기업 패션까지 남성 고객 정조준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의 남성복 매장. (롯데쇼핑 제공) 2021.6.9/뉴스1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억눌려있던 소비심리 회복으로 남성들의 '꾸꾸(꾸미고 꾸민)룩' 스타일링 소비가 살아나는 모습이다. 패션 소비가 증가하면서 온·오프라인 패션 시장에도 활기가 돈다.

◇男 인터넷 쇼핑 선호도 강세…플랫폼 성장 '껑충'

23일 산업통상자원부·한국섬유산업연합회·트렌드리서치가 발표한 '한국패션마켓트렌드 2021 보고서'에 따르면 남자들이 캐주얼복을 구매할 때 선호하는 유통 채널은 아울렛과 브랜드 매장에 이어 인터넷·모바일이 3위를 차지했다.

인터넷·모바일 채널에 대한 선호도가 크게 늘었다. 2020년 하반기 기준 인터넷·모바일 채널 선호도는 12.1%였으나 2021년 상반기에는 18.9%까지 성장했다.

이같은 추세 덕에 국내 1등 남자 쇼핑앱 '하이버'는 올해 9월 기준으로 영업이익 첫 흑자전환을 달성했다. 남성 전용 앱에 충성 고객이 유입되면서 '록인 효과'를 얻은 결과로 해석된다. 쇼핑이 어렵고 귀찮은 남자들 고민을 해결해주겠다는 전략도 주효했다.

실제 하이버의 남자 회원 비율은 95% 이상이다. 패션 아이템과 함께 면도기·운동기구·캠핑용품 등을 같이 구매할 수 있는 쇼핑 채널로 자리잡았다.

하이버는 지난해 11월 기준 누적거래액 2000억원을 기록한 후 지난 6월 기준으로 누적거래액 3000억원을 돌파했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의 거래액은 전년 동기와 비교해 50% 이상 성장했다. 상반기에만 신규 앱설치건수 100만건 이상, 누적 회원수는 올해 초 대비 60% 이상 증가했다.

남녀 고객 비율이 50대 50으로 구성된 무신사 역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무신사의 기업 가치는 4조원에 이른다.

◇패션에 관심 많은 MZ세대, 브랜드사도 남성복 시장 조준

남성이 패션 소비 주체로 부상하자 여성복을 메인으로 삼아왔던 국내 패션 대기업들도 남성복 라인업 확장에 나서고 있다.

현대백화점그룹 패션 계열사 한섬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타임옴므·시스템옴므 등 남성복 판매가 크게 늘어나면서 수익성이 개선됐다.

한섬은 8월 말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에 2040 남성 타깃의 스웨덴 디자이너 브랜드 '아워레가시' 단독 매장을 열었다. 내년 초에는 컨템퍼러리 감성의 편집숍 '톰그레이하운드'의 남성 전문 매장을 새롭게 열고 남성복과 해외 브랜드 라인업을 강화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8월 27년만에 신규 남성복 '시프트 G'를, 신세계인터내셔널의 여성복 브랜드 '스튜디오 톰보이'는 남성복 라인을 출시하며 남성복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여성 고객들에 밀려 패션 시장에서 찬밥 신세였던 MZ세대 남성 고객들이 팬데믹 이후 이커머스 시장에서 존재감이 급부상했다"고 말했다.

jiyounbae@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