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아마존 라방 "고환율?…특가 잔치에 완판 행렬"
프리 블랙프라이데이 라방…2분만에 20만뷰
이창원 사업팀장 "다양한 상품, 韓입소문 목표"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요즘 같은 고환율에 이 가격 괜찮으신 거죠?"(시청자)
"사장님. 걱정하지 말고 혜택 뽑아가세요~."(쇼호스트)
11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11번가 사옥에서 진행된 '프리 블랙프라이데이' 라이브방송(라방) 현장. 이날 라방에서는 지난해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에서 인기 있던 상품 20여개가 준비됐다.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11번가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가 직구족을 위해 준비한 특가 상품이다.
방송 시작 전 대기 인원만 1000명. 스튜디오에 불이 켜지고 카메라에 불이 들어온 지 2분 만에 누적 시청수 20만뷰를 돌파했다.
원·달러 환율이 연일 치솟는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 저렴한 가격에 오히려 시청자들이 판매자를 걱정하는 아이러니한 상황도 연출됐다.
쇼호스트가 실시간 채팅을 보며 "제품이 한국에 올 때 가격이 털리면서 오나보다"라는 글을 읽자 현장에는 웃음이 터져나왔다. 이를 놓칠세라 "환율이 매일 오르고 있으니 오늘이 제일 싸다. 오늘은 관부가세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가장 인기 있었던 제품은 'WD 14TB 엘리먼츠 데스크탑 하드 드라이브 USB 3.0'. 39만원대 판매되던 상품은 페이백 혜택을 모아 최대 24만원까지 가격이 내려갔다. 기존 가격 대비 40% 할인된 가격이다. 외장하드는 20분도 되지 않아 가장 먼저 완판됐다.
일부 인기 상품들도 방송 도중 속속 매진됐다. 쇼호스트가 텐트를 꺼내자 PD는 "그 상품은 다 팔렸다"고 말했다. 쇼호스트는 "보여주지도 않았는데 소리소문 없이 다 팔렸다"라며 익살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1시간의 방송이 끝나갈 때쯤 누적 시청수는 62만명을 기록했다.
최근 고환율이 이어지자 미국 직구족의 지갑은 굳게 닫혔다. 다음 달 블랙 프라이데이를 앞둔 이커머스 업계의 고민도 깊다. 11번가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는 반대로 치솟는 물가와 경기 침체 불안에 빠진 소비자들을 겨냥해 할인율을 높였다.
이날 스튜디오에서 만난 이창원 11번가 아마존 사업팀장은 특가 비결에 대해 "고객들이 많이 구매하는 상품들에 대한 가격 데이터를 바탕으로 아마존 측과 가격 협의를 진행했다"라며 "다음달 블랙프라이데이를 앞두고 라이브 방송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 1년간 11번가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가장 많이 팔린 베스트 카테고리는 △PC △식품·건강 △가전·디지털순.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제품을 홍보하는 데 '라방'이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올해 3월 신학기쯤 B급 감성을 콘셉트로 빵칼을 판매했다"라며 "당시 쇼호스트가 시청자 반응을 보고 '신학기에 빵칼이다'라며 칼춤을 춘 적이 있다. 반응이 좋아 신규브랜드가 입소문이 난 적이 있다"고 전했다.
더 많은 아마존 상품을 소비자에게 알리는 것이 이 팀장의 목표다. 미국에서 잘 팔리지만, 한국에서는 모르는 숨은 인기 제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해외 직구가 낯선 소비자들을 위해 제품마다 미국 현지 리뷰를 50개까지 늘렸다.
그는 "최근 블랙핑크 제니가 입고 나온 디키즈 874 제품이 아마존에 재고가 많다. 제니가 입고 유명해지자 소비자들이 어떻게 알고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에서 바지를 구매했다"라며 "다양한 상품이 있다는 게 입소문이 나면 더 많은 소비자들이 제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인큐베이팅하거나 키워보고 싶은 상품을 SNS에 쇼트 콘텐츠로 선보일 예정"이라며 "SNS와 연계된 다양한 이벤트를 기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hj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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