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하이트진로 농성 일부 해제에도…협상 '난항'

수양물류, 한발 물러섰지만…화물연대 "전원 복직 입장 고수"
하이트진로 "화물연대, 기존 협상안도 원점으로 되돌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조합원들이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하이트진로 본사에서 로비 점거 농성을 마친 후 나오고 있다. 2022.8.24/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이상학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가 하이트진로 본사 로비 점거를 해제했지만 협상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모든 운송을 담당하는 수양물류는 화물연대 측과 이날 오후 3시부터 로비 점거 해제 후 두 번째 협상을 진행했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했다.

수양물류 측은 적극적인 협상을 위해 대표가 직접 교섭에 참여했으며, 하이트진로 물류팀장이 참관인으로 나섰다.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최근 하이트진로 측이 조합원 12명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이 발목을 잡았다.

화물연대 소속 노동자들은 하이트진로 이천과 청주공장을 점거하며 소주 출하를 막았다. 이에 하이트진로 측은 조합원 12명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및 업무방해금지 가처분을 신청하고, 12명에 계약 해지를 통보하기도 했다.

이어 불법 행위자 14명의 인적사항을 추가로 확보해 소송 피고에 더했다. 총 25명에게 27억7000만원을 청구하게 됐다.

수양물류 측은 원활한 협상을 위해 12명 중 7명에게만 책임을 묻겠다고 한발 물러섰으나, 화물연대 측은 12명 전원에 대한 소송 철회 및 복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화물연대 측은) 전날 교섭에서 제시한 책임 인원 제한에 대해 대답을 회피하고, 어떤 안도 제시하지 않았다"며 "기존 교섭을 통해 협의된 사항까지도 다시 주장하며 협상을 원점으로 되돌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협상에서 수양물류 측은 협상 진전을 위해 내주 다시 협상할 것을 제안했지만, 화물연대 측이 매일 교섭하자는 입장을 내세우면서 소득없이 마무리됐다.

한편 지난 3월 화물연대 소속 화물차주들은 운송료 30%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고, 수양물류는 화물차주 12명에 대해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이후 화물연대는 하이트진로 소주 공장인 이천과 청주공장은 물론 맥주를 생산하는 홍천공장 앞에서도 집회를 벌여왔다.

다만 홍천공장 소속 화물차주들은 계약을 마치고 운송을 정상적으로 이어가던 상황에서 화물연대 측이 관련 없는 공장을 막아서며 파업의 정당성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재까지 수양물류는 업무에 복귀하는 화물차주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것을 약속하며, 휴일운송료 150% 인상안도 받아들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화물연대 측은 여전히 기존 입장만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shakiro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