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는 끝났다"…이커머스업계, IPO '눈치싸움' 치열

컬리, 연내 코스피 상장 준비…업계 '예의주시'
IPO 시장 침체로 상장시점 공개 꺼리며 '정중동'

ⓒ News1 이지원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이커머스 업계의 기업공개(IPO) 전략이 '극과 극'으로 치닫고 있다. IPO시장에 찬바람이 불자 기업들은 내년으로 공모시점을 미루거나 상황을 예의주시하는 '정중동' 양상이다.

반면 자금 조달이 시급한 회사들은 몸값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우려에도 상장을 강행하고 있다. 선두 주자를 통해 전략을 조율하는 등 이커머스 업체 간 '눈치싸움'도 치열하다.

◇ 컬리 상장 '반면교사'…상장 전략 수정

2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IPO 계획을 발표하고 주관사 선정을 마친 이커머스 기업은 11번가·SSG닷컴·오아시스마켓이다. 예비심사 승인 뒤 공모일정을 조율 중인 기업은 컬리다. 지난 22일 예비심사를 통과한 뒤 상장 주관사단과 공모일정을 합의 중이다.

컬리는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입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문제는 '몸값'이다. 컬리는 지난해 12월 프리 IPO 투자(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하며 기업 가치를 4조원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최근 장외시장에서 거래된 주가 기준 시가총액은 1.9조원대로 낮아졌다.

컬리는 하반기부터 오픈마켓 진출과 화장품 등 비식품 카테고리를 확대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 해외 진출을 알렸다. 외형 확장을 토대로 증권신고서를 준비한 뒤 흥행을 이끌어낸다는 전략이다. 내년 2월까지 상장을 마치지 못하면 다시 예비심사를 해야한다.

업계는 올해 선두로 상장에 나선 '컬리'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컬리의 상장 심사를 반면교사 삼아 전략을 수정하겠다는 이유에서다. 현재 주식시장 불황과 금리 인상으로 비상장 기업에 대한 밸류에이션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지면서 흥행을 쉽게 점칠 수 없어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내부에서도 컬리의 상장 과정에 관심이 많다"라며 "투자심리가 얼어붙은 상황에서 무리한 상장은 위험 부담이 크고 멀티플(배수)을 받기 어렵다. 버틸만한 자금이 있으면 공모가를 깎으면서까지 추진하지는 않을 것"고 설명했다.

반대로 높은 몸값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장 이후 공모가가 떨어지면 오히려 투자자들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 공모가를 낮게 출발하고서라도 나중에 성장세를 보여주는 것이 나은 전략일 수도 있다"고 전했다.

◇ 다음 타자는 '오아시스'…'11번가·SSG닷컴'도

연내 상장을 계획 중인 '오아시스'도 하반기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앞두고 서류 준비에 한참이다. 오아시스는 이커머스 기업 중 유일하게 '흑자'를 내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올해 의왕 스마트 풀필먼트센터 확대, KT알파와 공동합작법인 '오아시스알파' 설립 등 사업 확대에도 나섰다. 상반기 실적을 반영해 증권신고서를 준비하고 올해 말 상장 일정을 소화할 전망이다.

11번가도 장고 끝에 주관사를 확정하며 내년도 증시 입성에 속도를 낸다. 24일 대표 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과 골드만삭스를, 공동 주관사로 삼성증권을 선정했다. 최근 김태완 CSO를 새 수장으로 영입하고 '상장 추진팀'을 재정비했다. 하반기에도 직매입 중심의 리테일 사업 강화와 아마존 해외 직구 사업 등으로 성장 재원 확보에 나선다.

유통업계 '대장주'를 꿈꾸는 SSG닷컴은 상장 시점을 공개하지 않았다. 다만 2018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BRV)로부터 1조 원의 투자 유치 과정에서 5년 내 상장 추진 조건으로 환매청구권(풋백옵션)을 청구한 만큼 내년 상장이 예측된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