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IPO 추진팀 재정비…김태완 CSO 수장
SK텔레콤 성장사업 담당임원 영입…전문 인력 보강
하반기 거래액 확대로 성장성 입증…"성장 재원 확보"
- 한지명 기자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11번가가 기업공개(IPO) 전담 조직을 재정비한다. 주관사 선정을 마친 11번가가 전문 인력 영입을 통해 성공적인 상장을 준비한다는 각오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이달 'IPO 추진팀' 인력을 보강중이다. 내년으로 예정된 상장 계획에 맞춰 전략을 수립하는 등 기업공개와 관련된 업무 전반을 책임진다. 외부 투자자를 대상으로 IR 업무도 담당한다.
상장팀은 지난 4월 하형일 사장 부임 이후 조직개편을 통해 성장전략부서로 이동했다. 하 사장은 글로벌 투자은행(IB) 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하 사장은 각 영역별 C레벨 조직 형태로 변경하면서, 성장사업담당 임원으로 김태완 최고전략책임(Chief Strategy Officer, CSO)를 새롭게 영입했다. 기존 SK텔레콤 성장사업을 담당했다.
'IPO 추진팀'의 당면 과제는 내년으로 예정된 상장 레이스 완주다.
11번가는 2018년 SK플래닛에서 분사한 뒤 자금 유치 과정에서 국민연금 등 재무적투자자(FI)들에게 5년 내 상장을 약정하며 5000억원의 투자금을 유치했다.
11번가가 원하는 기업 가치는 3조~4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2018년 투자 유치 당시 업계의 평가는 2조7000억원. 기대치 이상의 몸값을 받으려면 성장세를 입증해야 한다.
이커머스 산업에서는 성장 척도로 거래액(GMV)이라는 지표가 중시된다.
11번가의 지난해 거래액은 11조 규모로 추정된다. 오픈마켓을 기반으로한 11번가는 경쟁사인 SSG닷컴(5.7조), 컬리(2조)와 비교했을 때도 두 배가 넘는 수치다.
높은 이용자 수도 강점이다. 11번가의 모바일 앱 월간 순 이용자 수(MAU)는 지난 2분기 월 평균 약 940만 명(닐슨코리안클릭 기준)을 기록했다.
반면 수익성은 해결해야할 과제다. 11번가는 올 상반기 2818억원의 매출과 698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적자는 지난해 연간(693억) 규모를 넘어섰다. 아마존 해외직구 사업 등 신규 투자 대비 성과가 나오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1번가는 상장 마지노선을 내년 상반기로 두는 상황에서 '거래액 확대'에 총력을 다한다.
총거래액(GMV) 늘어나면 성장 가능성에서 지금보다 더 후한 평가를 받을 수 있다. 컬리, 쿠팡이 물류·인건비 등 비용 부담에도 외형 확대에 집중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하반기 직매입 중심의 리테일 사업을 강화한다. 회사는 지난 6월 오픈한 슈팅배송(자정 전 주문 시 익일배송)과 '애플 브랜드관' 확대 성과가 나타날 시 성장세가 더욱 가파를 것으로 예상했다.
'해외 직구' 사업 성과도 절실한 상황이다. 11번가는 지난해 8월 미국 아마존과 협업해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를 열었다. 이용자 수 확대를 위해 지난달에는 월 2900원으로 아마존 상품을 구매 금액과 횟수에 제한 없이 이용하는 구독 모델을 내놨다.
11번가 관계자는 "차별화된 경쟁력과 비전으로 시장으로부터 가치를 인정받고 더불어 향후 성장재원을 확보할 예정"이라며 "신중하게 내년도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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