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2분기 6兆대 '로켓성장'…"물류 투자·와우 멤버십 효과"(종합)
美상장 이래 최저 영업손실 "적자 10분의1로 개선"
유료 멤버십 '록인 효과'도…소상공인도 방긋
- 배지윤 기자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쿠팡이 올 2분기 또 다시 6조원대 매출을 써내며 '깜짝 실적'을 달성했다. 영업손실 역시 상장 이래 최저치인 1000억원 이하를 기록하며 수익성 개선에 성공했다.
핵심 사업인 로켓배송과 로켓프레시의 수익성 개선 입점 중소기업들의 동방성장 등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김범석 쿠팡 의장은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실적 개선의 핵심 원동력으로 지속적인 물류·기술 투자와 유료 멤버십인 '와우 멤버십' 투자를 꼽았다.
◇6조원대 매출·적자 개선 '로켓 성장'
10일(현지시간) 쿠팡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전년 동기 대비 27% 성장한 6조3500억원(분기 평균환율 기준)의 매출을 기록했다.
또 87% 개선된 847억원(6714만3000만달러)의 영업손실을 냈다. 1년 만에 분기 적자폭을 10분의1 수준으로 축소한 셈이다.
쿠팡의 조정 이자·세금·감가상각 전 순이익(EBITDA)은 처음으로 835억원(6617만달러)의 흑자를 냈다. 조정 EBITDA는 영업활동만으로 번 실제 사업의 순수한 현금 흐름 지표다. 직전 분기 로켓배송 등 프로덕트 커머스 분야에서만 흑자(287만달러)를 냈는데 이번에 회사 전체가 흑자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2분기 수익성 지표로 꼽히는 매출 총이익은 12억달러를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한 수치다.
◇물류망 확대·소상공인 상생 효과
쿠팡 실적 개선에는 2014년 로켓배송 론칭 이후 지속적인 물류 인프라 기술 투자와 소상공인 상생 효과가 한몫했다.
먼저 쿠팡은 전국 30여개 지역에서 100개가 넘는 물류 인프라를 구축한 쿠팡은 국내 유통업체 가운데 가장 광범위한 물류망을 운영하며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있다.
쿠팡의 전국 물류 인프라 규모는 2020년 말 231만4049㎡(70만평)에서 지난해 말 370만2479㎡(112만평)로 늘었다. 이는 여의도 면적 보다 28% 큰 규모다. 쿠팡은 지난해부터 경남 창원를 비롯한 동남권·광주광역시에 신규 물류센터를 건립하며 이른바 '쿠세권'(쿠팡 롯케배송이 가능한 지역)을 확대했다. 쿠팡 고객의 70%는 물류센터에서 10㎞ 거리에 거주하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물류센터 직원들의 업무 강도를 낮추고 효율성은 높이는 다양한 AI 기반 물류 자동화 기술을 도입했다. 쿠팡은 무인운반 로봇(AGV)으로 집품과 운반 작업을 하며 직원들의 업무 강도를 낮추고 있다. 쿠팡이 물류 인프라 기술과 자동화에 투자한 금액은 2020년 5000억원, 2021년 7500억원으로 2년간 1조2500억원에 달한다.
김범석 의장은 "물가 상승 기조에도 불구하고 기술과 물류 자동화에 대한 투자 등이 이번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쿠팡과 동반 성장하는 중소기업들의 활약도 돋보인다. 지난해 말 기준 15만7000곳에 달하는 쿠팡 입점 소상공인의 매출과 거래액은 코로나가 덮친 지난 2년간(2019년 말~지난해 말) 각각 2배씩 늘었다. 국내 소상공인들의 매출 성장률이 2020년(-10.2%), 2021년(-1.7%) 2년 연속 마이너스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눈에띄는 성장세다.
쿠팡의 매출은 2019년 7조1530억원에서 지난해 22조2257억원으로 늘었다. 쿠팡측은 "지난해에만 소상공인 지원으로 5800억원을 투자했으며 이를 통해 소상공인과 동반성장할 수 있었다"고 했다.
◇유료 멤버십 효과도 톡톡…록인 효과
김 의장은 이날 무제한 무료배송·무료 로켓직구·쿠팡플레이 무료시청 등 12가지 혜택을 제공하는 쿠팡 와우 멤버십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유료 멤버십 혜택으로 고객을 묶어두는 '록인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그 일환으로 쿠팡은 2분기에만 로켓배송·특별할인·무료 비디오 콘텐츠 등 와우 멤버십 혜택에만 5억달러(약 6500억원)를 투입했다. 이는 전년 대비 50% 이상 늘어난 액수다.
쿠팡은 2019년부터 현재까지 10억개 이상의 제품을 무료배송했다. 1만5000원 이상 구매시 무제한 새벽배송을 하는 이커머스 업체는 쿠팡이 유일하다. 즉 우리나라 경제활동 인구 2931만명이 연간 24개의 제품을 주문한 것이다.
김 의장은 "쿠팡 로켓프레시는 어떤 유통업체보다 가장 많은 신선제품을 보유하고 있으며, 새벽과 당일 배송으로 물건을 받을 수 있다"며 "전체 활성 고객 중 상당 인원이 2분기에 신선제품을 구매하지 않은 만큼 앞으로의 성장 기회가 크다"고 강조했다.
와우 멤버십은 최근 영국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초청 내한경기·드라마 안나 등으로 주목받기도 했다. 와우 멤버십 가격 인상에 따른 이익 증가분은 올 3분기부터 반영될 예정이다.
유료 멤버십 투자에 힘입어 쿠팡의 1인당 고객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다만 쿠팡에서 제품을 한번이라도 산 활성 고객 수는 전년 대비 5% 증가(1788만명)했지만 전분기 대비로는 1% 줄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와우 멤버십과 중소기업 지원·기술 투자에 2년간 2조원 쏟아부었는데도 빠르게 흑자 구조로 돌아서고 있는 것은 지금 같은 경기침체 시기에 이례적인 일이다"며 "여러 이슈 등의 이익 증가분이 반영될 3분기 수익에 대해서 업계의 관심이 크다"고 했다.
jiyounba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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