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칼 가는 '롯데온'…온라인 로드맵 다시 짠다

9월 중 이커머스 부문 전략 발표 예고
새로운 'O2O' 연계 전략 방안 논의 중

롯데온 CIⓒ 뉴스1

(서울=뉴스1) 한지명 기자 = 롯데그룹이 하반기 이커머스 사업 부문을 재정비하는 내용을 담은 청사진을 9월 공개한다. 이커머스 사업에서 유통 명가의 체면을 구긴 롯데가 절치부심하며 온라인 로드맵 카드를 꺼내들었다.

온라인 쇼핑 시장 성장세 속에서도 롯데온의 부진한 실적에 '적자를 내는 사업은 의미가 없다'는 신동빈 회장의 강한 의지가 반영됐다는 후문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그룹의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이 대대적인 체질 개선 작업에 착수했다. 이번 개편은 롯데 유통군HQ를 이끄는 김상현 부회장이 직접 메스를 댄다. 롯데는 9월 중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그룹 내 혁신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는 김 부회장이 최근 취임 이후 첫 발표한 '유통사업 비전'과 연관이 있다. 김 부회장은 지난달 5일 사내 동영상을 통해 롯데 유통군의 새로운 비전과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며 '유통 1번지 회복'을 선언했다

그는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롯데를 경험하는 고객이 처음부터 끝까지 만족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며 계열사에 대한 대대적인 변화를 예고한 바 있다. 장기적 관점에서 미래 성장을 위한 포트폴리오 혁신을 이룬다는 목표다.

롯데는 오프라인 유통 1위 기업인 것과 달리 온라인 부문에서는 한발 뒤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로나 대유행 이후 쿠팡·네이버·SSG닷컴 등 이커머스 기업들의 성장이 두드러지면서 상위 사업자와의 격차도 더욱 커졌다. 지난해에는 W컨셉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모두 포기하면서 인수·합병(M&A)으로 이커머스 부문 몸집을 키울 기회를 잃었다.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롯데온의 대수술은 필연적이라는 시각이다. 그룹 내부에서도 시기를 놓치면 향후 승기를 잡기 어렵다는 위기감과 롯데온만의 정체성이 모호했다는 자성의 목소리도 함께 나왔다.

롯데는 재도약을 위해 새로운 '온·오프라인 연계(O2O)'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오프라인 매장에서 확보한 상품 경쟁력을 바탕으로 온라인 판매 역량과 매출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특정 카테고리 제품을 전문으로 판매하는 ‘버티컬 플랫폼’에 대한 투자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롯데온에서 오픈한 프리미엄 뷰티 전문관 '온앤더뷰티'다. 올 초부터는 명품 카테고리 강화를 위해 현지 파트너를 통해 상품을 직수입하는 '엘부띠끄'를 선보이기도 했다.

최근 대형마트에 대한 규제가 완화가 수면 위로 떠 오르면서 전국 점포를 배송 거점으로 삼아 새벽배송 서비스에 다시 뛰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의무휴업 시간 가운데 온라인 부문 업무는 제외하는 법안이 발의돼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온라인 시장이 3강 체재로 변화하면서 후발주자는 더 이상 비전이 없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강하다"라며 "롯데온은 후발주자로 오프라인의 강점을 살리면서 온라인 사업을 하고 싶으면 다른 유형의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보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hj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