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달라졌다"…체질개선 마친 롯데쇼핑, 올해 실적반전 예고

지난해 백화점 사업 호실적…마트·슈퍼는 부진
순혈주의 타파 롯데, 파격 인사로 실적 턴어라운드 도전

롯데백화점 동탄점 더 테라스 전경(롯데쇼핑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배지윤 기자 = 롯데쇼핑이 지난해 다소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로 백화점을 제외한 사업부의 부진과 구조조정을 통한 혹독한 체질 개선이 실적 악화의 주원인으로 꼽힌다.

다만 롯데쇼핑은 그간 고수해온 방식을 탈피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 올해를 실적 반등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구상이다. 그 일환으로 지난 연말 인사에서 '비롯데 인사'를 영입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과감한 혁신을 예고했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지난해 2156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7.7% 감소한 수치다. 매출은 3.7% 감소한 15조5812억원을 거뒀다.

◇백화점 "작년 장사 잘했다"…마트·슈퍼는 올해가 분수령

롯데백화점은 코로나19 여파에도 해외패션(명품)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6.4% 증가한 8350억원을 거뒀으며 매출은 8.8% 증가한 2조8880억원을 달성했다.

특히 4분기 선전이 돋보였다. 영업이익(2050억원)은 두자릿 수(15.7%) 성장을 일궈냈다. 매출도 9.4% 증가한 8350억원을 기록했다. 해외패션(25.5%)·남성스포츠(10.4%) 선전이 백화점 매출을 견인했다.

지난해 3분기 600억원의 희망퇴직 비용을 반영했음에도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 역시 괄목한 만한 성과다. 희망 퇴직으로 효율화된 비용은 내부 인재 육성 및 해외명품·마케팅 등 외부 전문 인력 영입에 활용할 예정이다.

다만 마트·슈퍼 사업은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320억원 영업손실을 내며 적자폭을 키웠다. 점포 폐점과 더불어 창고형 할인점으로 리뉴얼·내식 수요 둔화 등이 반영된 결과다. 4분기에도 희망퇴직 비용 106억원이 반영됐다.

슈퍼 사업부도 5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다만 전년 대비 적자 폭은 축소됐다. 슈퍼 역시 구조조정에 따른 점포수 감소·리뉴얼 영향으로 전체 매출이 감소했다. 다만 지난 2년간 구조조정과 146개 부진점포를 정리한 결과 부진을 일정 부분 상쇄했다.

e커머스사업부(롯데온)의 적자폭도 커졌다. 종합몰에서 오픈마켓으로 운영 형태를 바꾸고 사업부 간 업무 수행 방식을 조정하면서 매출은 줄고 비용이 늘었다. 여기에 백색가전 판매 부진으로 하이마트 실적이 감소했으며 판매관리비 증가로 홈쇼핑 사업도 부진했다. 컬처웍스도 코로나19 여파로 적자를 지속했다.

ⓒ News1 김초희 디자이너

◇파격 인사+미래 먹거리 투자 "올해는 다르다"

롯데쇼핑은 올해를 실적 '턴어라운드의 원년'으로 삼는다는 목표다. 지난해 구조조정과 점포 리뉴얼·미래성장 동력을 위한 투자에 집중했다면 올해는 각 사업부별 경쟁력을 강화해 성과를 낼 차례라는 것이다.

실제 롯데쇼핑은 지난해 말 계열사 핵심 수장에 비롯데 인사를 앉히며 '뉴롯데'를 예고했다. 그룹의 캐시카우를 담당하는 롯데쇼핑 대표 자리에는 김상현 전 홈플러스 부회장을 영입했다. 지난 7일 첫 출근한 김 부회장은 현재 조직 재정비에 골몰하고 있다.

또 '신세계맨' 출신으로 백화점 사업부 대표에 선임된 정준호 대표도 연초 조직개편에 칼을 빼들며 혁신에 나섰다. 정 대표는 롯데백화점은 본점·잠실점 등 주력 점포의 명품 MD를 강화하고 식품관 프리미엄화를 위한 투자 등을 계획 중이다.

마트·슈퍼 사업부도 반등 채비에 나선다. 롯데마트는 식품 역량 집중하고 비식품의 전문화를 위해 대규모 리뉴얼을 단행했다. '제타플렉스 잠실점'이 대표 점포다. 해당 점포 매출은 오픈 후부터 지난 2일까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하며 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마트사업부는 창고형 매장으로 코스트코·트레이더스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올해 호남 지역에 새롭게 선보인 창고형 할인점인 '롯데마트 맥스'는 지방권을 중심으로 확장해 추가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슈퍼 또한 올해 70개점 추가 리뉴얼에 나선다. 환경 친화적 신선식품 확대·델리카 확대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갖춰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지난해 구조조정으로 인한 영업적자 축소로 올해는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온라인 강화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적자에도 불구하고 롯데온의 거래액은 상승 추세다. 실제 자체 사이트 거래액은 지난 4분기 53.4% 증가한 7646억원을 기록했다. 연간으로는 48.2% 증가한 2조4105억원 실적을 기록했다.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국내 온라인쇼핑 거래액 평균 성장률(21%)을 상회하는 수치다.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 활동에 대한 성과도 기대된다. 지난해 롯데쇼핑은 한샘·중고나라 등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한 바 있다.

최영준 롯데쇼핑 재무본부장은 "지난해 롯데쇼핑의 실적은 혹독한 체질 개선 노력이 반영된 결과"라며 "올해는 고객에게 즐겁고 편리한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유통 혁신의 원년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상현 롯데그룹 유통군 총괄대표 겸 롯데쇼핑 대표이사(부회장).ⓒ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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