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홍보에 #정인아미안해…도 넘은 '팔이피플'에 누리꾼 부글
검색 노출 빈도 높이려 가게 홍보에 해시태그 '눈살'
- 이비슬 기자, 김정현 기자
(서울=뉴스1) 이비슬 김정현 기자 = 입양아 정인양 사망 사건을 추모하는 '정인아 미안해' 챌린지가 이어지는 가운데 일부 식당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홍보글에 악용해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인기 해시태그를 사용하면 검색 시 노출 빈도를 높일 수 있어 챌린지를 식당 홍보 목적으로 이용했다는 지적이다.
5일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정인아미안해' 챌린지 관련 글은 7만건을 넘어섰다.
정인아미안해 챌린지는 16개월 입양아 정인이의 죽음을 추모하고, 재발 방지를 위해 동참하겠다는 취지를 SNS 해시태그나 손글씨를 게시하는 참여활동이다. 정인양이 양부모로부터 상습 폭행을 당했다는 의혹을 다룬 SBS 시사교양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과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대아협) 제안으로 시작했다.
정인양의 소식이 전해진 뒤 그룹 방탄소년단 지민을 포함한 연예계부터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포함한 정치권 인사가 챌린지에 동참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전일 "매우 안타깝고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입양 절차 전반의 공적 관리·감독뿐 아니라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챌린지가 인스타그램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자 가게 홍보에 해시태그를 덧붙이는 악용 사례도 등장했다. 한 음식점은 탕수육 사진과 가게 주소·전화번호를 소개하며 #맛집 #감성 #소통 #셀카 #코로나물러가라 #정인아 미안해를 포함한 해시태그를 이모티콘과 함께 달아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 다른 술집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시행에 따른 단축 영업을 안내하는 글에 #단축영업 #거리두기 #정인아미안해 #술집 #맞팔해요 등 해시태그를 줄줄이 덧붙여 누리꾼으로부터 '추모 태그를 이렇게 사용해야 하느냐'는 지적을 받았다. 아동학대 사각지대와 입양 제도를 포함해 사회 전반 문제 해결을 촉구하고 동참하는 움직임에 진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해시태그 홍보 논란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과거 세월호 사건 당시 온라인 추모나 루게릭병 환자를 돕는 아이스버킷 챌린지에도 일부 사용자가 관련이 없는 게시 글에 해시태그를 달아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인스타그램 해시태그는 여러 종류를 다양하게 붙일수록 검색 빈도를 높일 수 있어 홍보에 자주 활용된다.
이번 해시태그 홍보가 논란이 되자 일부 가게는 사과문을 올리고 정인아미안해 해시태그를 단 게시글을 삭제하고 나섰다. 한 가게는 사과글을 통해 "늘 하던 대로 음식 사진을 올렸다. 해시태그로 장사한다는 시선으로 보시더라"며 "그럴 의도는 아니었다.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올리기도 했다.
한편 정인양은 생후 7개월 무렵 입양된 후 지난해 10월 서울 양천구 목동의 한 병원에서 사망했다. 당시 골절과 심각한 장기 손상을 입어 양부모로부터 학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입양 이후 아동학대 신고가 3차례나 있었지만, 경찰과 아동보호기관이 '학대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정인양을 부모에게 돌려보내 전 국민의 공분을 샀다.
b3@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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