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한샘 최대매장 대구 플래그샵 오픈…이케아·英백화점도 노려
범어점, 7개 플래그샵 중 최대 규모… 한국인 주거환경·라이프스타일 구현
- 양종곤 기자
(대구=뉴스1) 양종곤 기자 = 한샘이 대구에서 7번째 플래그샵인 대구범어점을 연다. 범어점 부지는 '가구공룡' 이케아와 영국의 대표적인 유통업체인 데벤햄백화점이 입주를 타진한 곳으로 확인됐다.
한샘은 세계적인 대형 유통업체가 눈독들일만큼 입지자체 상권이 형성된데다 독특한 매장 성격을 확보했다며 앞으로의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5일 한샘은 대구 수성동 범어동 두산위브더 제니스 상가에 임점한 대구범어점을 오픈 하루 전 기자들에게 공개했다.
범어점은 연면적이 약 9200m²으로 축구장 1.5배 정도 크기다. 이는 한샘이 문을 연 플래그샵 가운데 최대 규모다. 범어전이 문을 열기 전 가장 컸던 부산 센텀점은 연면적이 약 8250m²다. 2009년 문을 연 잠실점과 지난해 오픈한 목동점의 연면적은 각각 6000m² , 5680m²으로 범어점의 3분의 2 수준이다.
범어점은 그동안 플래그샵과 다른 형태로 지어졌다. 한샘의 일반적인 플래그샵은 독립건물에 5~8개층으로 설계됐다. 범어점은 주상복합건물의 1개층에 매장을 넓게 펼치는 형식으로 꾸며졌다. 한샘이 1개층에 매장을 단일화한 이유는 고객들의 '원스톱' 쇼핑을 돕기위해서다.
범어점 입구에 들어서면 왼편으로 가구관이 시작된다. 한샘이 한국인의 주거환경에 맞춰 86개 집안 공간을 평형별로 꾸몄다. 아파트를 분양하기 전 잘 꾸며진 모델하우스 86곳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각 공간은 '이런 사람들이 편리하고 살고 있다'는 식의 스토리가 있다. 예를 들어 맞벌이를 하는 신혼부부의 침실은 수납공간을 넓히고 어린 자녀들이 있는 가정은 거실에 TV가 놓일 자리를 없애는 방식이다.
강 사장은 "어린 자녀들을 둔 부모들은 아이들과 어떻게 함께 시간을 보내는 지 고민할 것"이라며 "쇼파 앞에 긴 식탁 겸용 테이블을 둬 가족이 함께 놀이를 할 수 있는 공간을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강 사장이 범어점을 소개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한 단어는 '가족'과 '제안'을 꼽을 수 있다. 여기에는 세상에서 가장 머물 수 있는 곳이 가정이 될 수 있도록 인테리어 환경을 만들겠다는 한샘의 철학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제품 가격대는 천양지차다. 범어점 입구에 전시된 안드레우스 고급형 세트 쇼파는 가격이 1257만원이다. 반면 매장 안에 들어서면 몇 십만원대 침대도 찾아볼 수 있다. 다양한 연령과 구매력을 가진 고객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제니스 상가를 찾은 황모(34·여)씨는 "점심을 먹기 위해 상가에 가끔씩 온다"며 "범어점이 문을 열면 꼭 한번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상가에 위치한 프랜차이즈 빵집에 근무하는 직원은 "상가에 한샘뿐만 아니라 쇼핑몰까지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전부터 있었다"며 "주말에 고객들로 붐비지는 않지만 방문객들이 꾸준히 있다"고 말했다.
강 사장은 생활용품관에서 식기건조대 판매대 앞에 서서 "한국인에게 익숙한 식기건조대는 이케아 매장에 없는 제품"이라며 "한국인에게 필요한 제품이 무엇인지, 맞춤형 공간이 무엇인지 늘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선도 마찬가지다. 이케아는 입구에 선 고객이 모든 제품을 둘러봐야 매장을 나올 수 있도록 일종의 '강제동선'으로 매장을 설계한다. 이케아의 주 고객층인 10~20대는 이 방식대로 쇼핑하는데 무리가 없지만 30~40대는 부담될 수 있다는 게 한샘의 판단이다. 이는 범어점의 동선이 각 부스를 둘러보다가 몇 걸음만 걸으면 중앙 통로로 나올 수 있도록 설계된 이유이다.
범어점 인근 부동산업체들은 범어점을 서울의 강남에 버금갈만큼 부촌으로 평가했다. 범어점과 연결된 제니스는 1400세대의 입주가 완료됐다. 제니스는 최소 평수가 49평형이며 펜트하우스까지 있다. 이들이 범어점의 주요 고객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실제 한샘은 이날부터 제니스 주민을 대상으로 '프리오픈' 행사를 시작했다.
범어점 주변은 유동인구가 적지만 한샘과 부동산업체는 범어점이 고객몰이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범어전 인근 부동산업체 한 관계자는 "범어점 인근은 대구에서 손꼽히는 상권으로 이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까지 차로 1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며 "유흥업소가 없어 유동인구는 많지 않지만 실질구매력이 높은 사람이 많다"고 설명했다.
한샘은 장기적으로 플래그샵 수를 전국 단위를 늘리고 규모도 키운다는 계획이다. 현재 최대 규모인 범어점 보다 두 배 가량 큰 플래그샵 출점도 검토 중이다.
강 사장은 "수원점과 강북점은 내년 1분기까지 개장할 것"이라며 "플래그샵을 늘려나갈 계획이지만 아직 확정된 지역은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ggm11@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