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청인 증시에 총수 주식재산 1년새 10% 감소…이재용 3조 줄어
1000억 이상 보유한 총수 44명 주식평가액 조사…64% 감소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 감소율 1위…'경영권 분쟁' 장형진·최윤범 크게 늘어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지난 한 해 국내 주요 그룹 총수의 주식 재산이 10%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주식 재산 1위인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재산은 약 3조 원 줄었다.
한국CXO연구소는 6일 이같은 내용의 '2024년 대비 2025년 연초 기준 주요 그룹 총수 주식 평가액 변동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 상반기 지정한 88개 대기업집단 중 올 연초 기준 주식 평가액이 1000억 원을 넘는 그룹 총수 44명이다.
44개 그룹 총수의 연초 기준 주식 평가액은 58조 1584억 원으로 전년 동기(64조 7728억 원) 대비 6조 6144억 원(10.2%) 감소했다. 주식 평가액이 증가한 총수는 16명(36.4%)이고, 나머지 28명(63.6%)은 감소했다.
이동채 전 에코프로 회장의 주식 재산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이 회장이 보유한 주식 평가액은 올해 초 기준 1조 3841억 원으로 지난해 초(3조 1995억 원) 대비 56.7% 급감했다. 에코프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진 탓이다.
이용한 원익 회장과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 겸 CA협의체 공동의장, 김홍국 하림 회장도 각각 주식 재산 감소율이 45.7%, 35.4%, 31.7%로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주식 재산 감소액으로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가장 큰 손실을 봤다. 이 회장의 주식 재산은 올 초 기준 11조 9099억 원으로 1년 전(14조 8673억 원) 대비 19.9%, 약 3조 원 줄었다.
1년간 주식 재산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총수는 박정원 두산 회장이다. 올해 초 주식 평가액은 3456억 원으로 1년 전(1212억 원) 대비 185.1% 증가했다.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는 장형진 영풍 고문의 주식 재산도 1년 새 82.8% 급증했다. 장 고문의 올해 초 주식 평가액은 7023억 원이다. 장 고문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가가 1년 사이 96.9% 급등한 덕이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의 주식 재산도 80% 이상 오른 3725억 원으로 조사됐다.
주식 평가액 증가 규모로는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이 9502억 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다음으로는 정의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5535억 원)과 HD현대의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4832억 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4832억 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4223억 원)이 뒤를 이었다.
주식 재산이 1조 원 이상인 총수는 16명으로 지난해 대비 1명 증가했다.
1위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11조 9099억 원), 2위는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10조 4308억 원)이다. 두 총수의 주식 재산 격차는 지난해 초 4조 9198억 원이었는데 올해 초 기준으로는 1조 4791억 원으로 좁혀졌다.
3위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보다 한 계단 상승했다.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는 3위에서 4위로 떨어졌다.
비공식으로는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이 주식 재산 10조 1852억 원으로 정 회장보다 상위권에 올랐다. 조 회장은 공정위가 지정한 대기업집단 동일인이 아니다.
5~10위권은 △방시혁 하이브 이사회 의장(2조 5816억 원)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2조 4917억 원) △구광모 LG 회장(1조 8119억 원) △정몽준 HD현대 아산재단 이사장(1조 7985억 원) △최태원 SK 회장(1조 7163억 원)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회장(1조 5642억 원) 순이다.
한편 그룹 총수는 아니지만 주식 재산이 5조 원을 넘는 주요 주주에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5조 4466억 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삼성물산 사장의 주식재산은 지난해 5조 원 이상이었지만 1년 새 4조 원대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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