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집중투표로 소수주주 이사 불가능"…고려아연 "조급한가"(종합)

(서울=뉴스1) 박종홍 최동현 기자 = MBK파트너스·영풍(000670) 연합은 고려아연(010130) 주주총회에서 '집중투표제'가 도입되더라도 소수주주가 지지하는 이사 후보의 선임이 사실상 불가능해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주장한 '소수주주 권익 보호'는 설득력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고려아연은 "이사회 장악에만 매몰돼 소수주주 보호 등 자신들이 내세웠던 주주가치 제고란 명분이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MBK·영풍은 이날 "집중투표제 도입 의안이 가결되고 이사진 수가 19인으로 제한되면 집중투표로 이사를 선임할 수 있는 주체는 사실상 1대 및 2대 주주에 한정되고, 기타 소수주주 측 이사 선임은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MBK·영풍은 한국상사법학회가 출간한 주식회사법대계(제4판) 2권에 나오는 '집중투표제 시행 시 주주가 이사 1인을 선임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 주식 수를 도출하는 공식'을 근거로 제시했다.

이를 오는 3월 정기주총에서 신규 이사 1인을 선임하는 경우에 대입하면, 자사주를 제외한 의결권 있는 주식 1815만6107주가 100% 출석할 경우 집중투표제로 신규 이사 1명을 선임하려면 363만1222주(20%)가 필요하다.

오는 23일 임시주총에서 집중투표제 도입과 이사 수 상한제(19명)가 가결될 경우, 기존 이사회가 12인이기 때문에 신규 이사 선임은 7명으로 제한된다. 갑작스러운 집중투표제의 도입으로 소수주주들은 이사 추천 기회를 아예 박탈당한다는 주장이다.

MBK·영풍은 "이는 고려아연 주식의 80~90%를 1대 주주(영풍·MBK)와 2대 주주그룹(최 회장 측)이 소유하고 있고, 고려아연 소수주주들이 특정 이사 후보 한 명을 이사회에 포함하기 위해 절반 이상 결집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 때문"이라며 "집중투표제는 일반 소수주주의 이익을 위해서 작동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이를 알면서도 최 회장 일가 유미개발이 집중투표제 도입을 제안한 이유는 최 회장 자리보전용 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미"라며 "MBK와 영풍의 이사회 과반수 확보를 저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악용하려는 것임이 더욱 명백히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반면 고려아연은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강화하는 거버넌스 개선을 어렵게 하는 일반 투표제의 단점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집중투표제"라며 "소수주주는 의결권을 특정 후보 1명 또는 여러 명에게 집중적으로 행사해 이사 후보 투표 과정에서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가치 제고라는 MBK·영풍의 명분에 가장 부합하는 제도"라며 "또다시 자신들만의 기준과 가정에 가정을 더한 수식을 앞세워 집중투표제가 도입돼도 소수주주 추천 이사는 선임되지 않을 것이라는 여론플레이를 하며 시장과 주주를 호도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집중투표제가 도입되고 소수주주 영향력이 커지면 고려아연 현 경영진과 MBK·영풍 등 지배주주들은 소수주주와 적극 소통하고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해야만 한다"며 "소수주주 보호를 외면한 채 자신들이 원하는 이사회 구성에 장애가 될 수 있다는 생각에 조급함을 드러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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