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영풍 "최윤범, 회장직 유지하며 지배주주에 거부권 행사 의도"

"사외이사에 의장직 넘겨 독립성 강화? 崔의 사람 땐 거수기일 뿐"
"원아시아파트너스 출자 등 의혹 해소하고 책임지는 자세 보여야"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13일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앞서 인사하고 있다. 고려아연은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했다 2024.11.13/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MBK파트너스-영풍(000670)은 13일 최윤범 고려아연(010130) 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고, 비지배주주 승인제도(MOM)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과 관련해 "회장직과 본인의 지위를 유지하면서 지배주주(MBK-영풍)에 대한 거부권을 행사하겠다는 뜻으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MBK-영풍은 이날 오후 입장문을 통해 "미사여구로 포장했지만, 최 회장은 고려아연 지배구조의 근본적인 변화나 개혁을 희망하지 않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최 회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이사회 의장직을 내려놓겠다"며 "회장이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한 정관을 개정해 독립적인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사외이사가 의장직을 맡더라도 해당 인물이 이른바 '최윤범의 사람'이라면 이사회는 여전히 최 회장의 뜻대로 움직이는 '거수기'에 불과할 것이라는 게 MBK-영풍의 지적이다.

MBK-영풍은 "이는 현재와 똑같이 최 회장의 경영권 사유화가 유지될 것이라는 의미"이라며 "그마저도 이사회 의장 교체를 언제 할지조차도 명확하게 하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MBK-영풍은 최 회장이 "지배주주를 제외한 소액주주의 의사와 여론을 이사회 구성 및 주요 경영 판단에 반영할 수 있는 비지배주주 승인제를 통해 지배주주 이외에 소액주주분들의 의사를 반영하여 일정한 이사를 추천하는 방안 등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한 점에 대해서도 의구심을 나타냈다.

MBK-영풍은 "(최 회장이) 오늘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본인 또는 최씨 일가로 대변되는 2대 주주가 영풍·MBK 파트너스로 대변되는 지배주주에 대해 실질적인 거부권(veto)을 행사함으로써 최 회장 본인의 자리를 유지하겠다는 뜻으로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비지배주주 승인제도는 회사에 대해 지배적인 영향력을 가지는 주주의 사익편취를 막고자 하는 취지에서 도입 논의가 있었던 것"이라며 원아시아파트너스 5600억 원 출자 등 최 회장 일가를 둘러싼 각종 의혹부터 해소하고 책임을 지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MBK-영풍은 "이사회와 집행임원을 분리(집행임원제)하는 것이 기업경영지배구조(거버넌스)를 정상화하고, 전문경영진이 특정 주주가 아닌 소수주주를 포함한 모든 주주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하도록 하는 방안"이라며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통해 고려아연의 무너진 거버넌스를 바로 세우고, 주주가치와 기업가치를 회복하는 데 매진할 것"이라고 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