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선 부회장, HD현대 대표 3년…실적 날고 그룹순위 뛰었다

HD현대그룹 자산 규모, 3년새 10조 늘어 85조…재계 순위 한단계 상승 '8위'
'주력' HD한국조선해양, 1조 넘는 적자에서 흑자전환…'승계 완성' 준비 마쳐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김종윤 기자 = 정기선 HD현대(267250)그룹 부회장이 오는 12일 대표이사 취임 3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HD현대그룹은 재계 순위를 한단계 끌어올린 8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또한 밸류체인 확장과 신사업 진출이란 성과를 가시화하고 있다.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해 주주가치 제고뿐 아니라 승계 작업을 위한 밑그림도 그리고 있다.

2021년 대표이사 올라…지난해 부회장 승진

10일 재계에 따르면 정기선 부회장은 지난 2021년 10일 12일 HD현대그룹(당시 현대중공업그룹) 인사에서 대표이사(사장)에 내정됐다. 이듬해 3월 주주총회에서 등기이사에 올랐고 지난해 11월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정 부회장은 1982년생으로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다. 지난 2009년에 현대중공업에 대리로 입사했다. 이후 보스턴컨설팅그룹 컨설턴트를 거쳐 2013년에 다시 복귀했다. 기획실 부실장, 선박해양 영업본부 대표, 경영지원실장, 현대글로벌서비스 대표이사 등을 맡았다.

정 부회장의 대표이사 취임 이후 HD현대그룹은 꾸준히 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발표한 연도별 자산규모는 △2021년 75조 3020억 원 △2022년 80조 6680억 원 △2023년 84조 7920억 원이다. 올해 재계 순위는 한단계 상승한 8위에 이름을 올렸다.

무엇보다 조선업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실적 우상향을 기록 중이다. HD현대의 중간지주사인 HD한국조선해양(009540)은 정 부회장 취임 이후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지난 2021년 1조 3000억 원 넘는 적자에서 지난해 2822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놨다. 올해 상반기엔 지난해 전체 실적을 뛰어넘는 5366억 원의 흑자를 기록했다.

안정적인 미래 일감을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165척(85억9000만 달러)을 수주해 연간 목표(135억 달러)의 137.7%를 달성했다.

특히 중국의 저가 공세에 대응하기 위해 친환경 선박 수주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실적 물량도 △LNG 운반선 8척 △LNG벙커링선 3척 △액화석유가스(LPG)·암모니아 운반선 46척 등이 주를 이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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밸류체인 확장 성과…지분 늘리고 경영 승계 돌입

정 부회장은 밸류체인 확장이라는 성과도 내놨다. HD현대는 지난 7월 STX중공업 인수를 마무리하고 사명을 HD현대마린엔진으로 변경했다. 선박 엔진 기술을 확보해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겠다는 취지였다. 지난달엔 정 부회장은 직접 창원 공장을 찾았다. 그는 "HD현대마린엔진에 갖는 기대가 정말 크다"며 "그룹의 큰 축이라는 사명감을 갖고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 뛰어달라"고 당부했다.

또한 HD현대의 해양산업 분야 종합 설루션 기업 HD현대마린솔루션이 상장에 성공했다. 지난 2016년 현대중공업의 선박 유지보수 사업을 떼어내 출범한 이후 △선박 사후관리(AM) △친환경 선박 개조 △선박 디지털 제어 및 플랫폼 △벙커링 등 선박의 전 생애주기에 걸친 토털솔루션을 제공하고 있다.

남은 과제는 완전한 경영 승계다. 현재 HD현대의 최대 주주는 지분 26.6%를 보유한 정몽준 이사장이다. 정 이사장은 경영과 거리를 두고 있는 만큼 장남인 정 부회장이 자연스럽게 그룹을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들어 정 부회장은 개인 지분을 대폭 늘렸다. 지난 5월부터 약 3개월 동안 약 472억 원을 투자해 자사주를 매입했다. 지분율은 기존 5.26%에서 6.12%로 상승했다. HD현대의 주가는 지난 4월 6만 원대에서 8월에 52주 최고가인 8만 5000원까지 올랐다. 지난 8일 종가는 7만 7300원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기선 부회장은 대통령실 행사 참여 등 사실상 HD현대 총수 역할을 맡고 있다"며 "부회장 승진 이후 신사업 확대와 흑자전환 등 경영 성과를 내고 있다"고 말했다.

passionkj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