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풍 "최윤범 고소"…고려아연 "해외유출 막게 국가핵심기술 지정"

영풍, 최 회장 사모펀드 투자·기업 인수 등 문제 삼아
고려아연, 산자부에 국가핵심기술 신청…엑시트 난이도 높이기

왼쪽부터 장형진 영풍 고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 News1 김지영 디자이너

(서울=뉴스1) 박종홍 김종윤 기자 = 고려아연(010130) 경영권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영풍(000670)·MBK파트너스 측과 고려아연 현 경영진은 25일에도 거친 공방을 이어갔다. 영풍은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소했고, 고려아연은 자사 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판정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며 방어막을 쳤다.

영풍은 이날 고려아연 최윤범 회장과 노진수 부회장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고려아연 측 영풍정밀이 영풍 측 장형진 고문과 사외이사 3인, MBK파트너스와 김광일 부회장을 배임 혐의로 고소한 데 대한 맞대응 차원으로 풀이된다. 영풍정밀은 앞서 "밀실 공모로 이뤄진 MBK와 영풍의 계약으로 주식회사 영풍은 손해를 보는 반면 MBK는 이득을 취하게 돼 중대한 문제가 있다"며 고소장을 제출한 바 있다.

영풍정밀은 영풍그룹 계열사지만 고려아연 측 최씨 일가 지분이 장씨 일가 지분보다 많고 최윤범 회장 작은아버지인 최창규 회장이 경영을 맡고 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는 고려아연 주식과 함께, 고려아연 지분 1.85%를 가진 영풍정밀 주식에 대해서도 공개매수에 나선 상태다.

영풍은 최 회장이 원아시아파트너스 사모펀드 투자를 결정하고 해외 자회사 이그니오 홀딩스 인수 가격을 과도하게 책정해 고려아연에 손해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또 최 회장 인척이 운영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씨에스디자인그룹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고려아연 "국가핵심기술 지정해달라" 정부에 신청서 제출

고려아연은 산업통상자원부에 자사의 이차전지 소재 관련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기술을 국가핵심기술로 판정해 달라며 신청서를 제출했다.

MBK파트너스의 엑시트(투자금 회수) 난이도를 높이는 한편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중국 자본에 되팔 수 있다는 기존 고려아연 측 입장을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된 기술을 보유한 기업을 외국인이 인수합병할 경우 산자부 장관의 승인을 받거나 신고를 해야 한다. 해당 기술을 수출할 때도 마찬가지다.

고려아연이 국가핵심 기술을 보유할 경우 인수한 뒤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단행해야 하는 MBK 입장에선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정부 승인을 통과해야 해 매각 대상자가 한정될 수 있고 제값을 받기도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려아연은 "산자부가 전문위원회 개최를 비롯해 표준 절차를 진행하는 등 내부 검토를 완료한 뒤 판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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