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도 긍정 검토" 4대그룹 한경협 복귀 완성…정경유착 단절은 '미완'

현대차·SK 이어 삼성 '계열사 자율 판단'…LG도 회비 낼 듯
"정치인 나가야" 직격한 삼성준감위…복귀 조건에 "정경유착 땐 탈퇴"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한국경제인협회 제공). ⓒ 뉴스1 ⓒ News1 박주평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현대자동차(005380)와 SK(034730)에 이어 삼성과 LG가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에 회비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한경협은 4대 그룹의 한경협 복귀 완성을 계기로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위상을 되찾기를 기대하고 있다.

2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005930)·삼성SDI(006400)·삼성생명보험(032830)·삼성화재해상보험(000810) 등 한경협 회원사로 등록된 삼성그룹 4개 계열사는 조만간 한경협에 회비를 납부할 예정이다. 전날(26일)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회비 납부 문제를 '계열사 자율'에 맡기며 사실상 승인한 것에 따른 것이다.

앞서 4대 그룹 중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달 회비를 냈고, SK그룹은 지난주 회비를 냈다. LG그룹도 회비 납부를 긍정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4대 그룹의 회비는 각 35억 원이다. 4곳이 모두 회비를 완납하면 총 140억 원으로 이는 나머지 회원사 427개사(2월 기준)의 지난해 총회비 수익 113억 원을 웃도는 규모다. 국정농단 사태 전인 2016년 전경련의 회비 수익(약 400억 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4대 그룹의 동참으로 회원사 증가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경유착의 트라우마'를 해소하는 것은 남은 과제다. 과거 재계 '맏형' 역할을 했던 전경련은 2016년 박근혜 정권 당시 국정농단 사태에 휘말리며 위상이 추락하며 해체 위기까지 직면했다. 4대 그룹이 떠난 것도 이때였다.

이에 전경련은 지난해 간판을 한경협으로 바꿔 달고 윤리위원회 조직을 신설하는 등 환골탈태 노력을 경주했다. 류진 한경협 회장은 지난해 취임하며 "어두운 과거를 깨끗이 청산하고 잘못된 고리는 끊어내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숙제가 남아 있다는 지적이다. 이찬희 준감위원장은 전날 "아직도 정치인 출신, 그것도 최고 권력자와 가깝다고 평가받는 분이 경제인 단체의 회장 직무대행을 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상할 뿐만 아니라 임기 후에도 남아서 관여하고 있다"며 김병준 한경협 고문을 직격했다.

김 고문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 캠프 상임선대위원장,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지역균형발전특별위원장 등을 맡는 등 윤 대통령과 가까운 인사다. 삼성 준감위는 한경협 회원사로서의 완전한 복귀를 선택했지만 '회비가 정경유착 등 본래 목적을 벗어나 사용될 경우 즉시 탈퇴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한경협 지도부가 삼성 준감위의 지적 이후 김 고문에 대한 거취 문제를 논의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김 고문은 전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나는 결정권자는 아니다"라며 용퇴 요구에 대해 말을 아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