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한-사우디 비즈니스 포럼'…"두터운 신뢰로 미래 협력"

마지드 알카사비 사우디 상무부 장관 방한 계기로 개최
"양국 간 강점 살려 경제협력…위기 극복 해법도 모색"

마지드 빈 압둘라 알까사비(Majid bin Abdullah AlQasabi) 사우디아라비아 상무부 장관이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기술보증기금 서울지역본부에서 열린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의 양자회담에서 인사말 하고 있다. 2024.7.29/뉴스1 ⓒ News1 장수영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한국과 사우디아라비아 양국 정부와 주요 기업인들이 경제협력 강화를 위해 머리를 맞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30일 소공동 웨스틴조선 서울 호텔에서 '한-사우디 비즈니스 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마지드 알카사비 사우디 상무부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열린 이날 포럼은 석유 의존 경제에서 벗어나 제조업 확대, 디지털 전환 등 산업 다변화를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와 해당 분야에서 강점을 가진 우리 기업 간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 측에서는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정부를 대표해 참석했고, 서울상의 부회장인 이한주 베스핀글로벌 대표, 신상호 코오롱 사장,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 등 기업과 유관기관 관계자 270여 명이 참석했다.

사우디 측에서는 마지드 알카사비 상무부 장관, 에이만 알무타이리 상무부 차관을 비롯해 수출개발청, 산업광물부, 데이터인공지능청, 교통물류부, 중소기업청, 투자부, 국가경쟁력센터 등 정부·유관기관 관계자와 기업인 등 80여명이 참석했다.

사우디는 한국의 최대 원유 공급국이자 중동 지역 최대 교역국이다. 1962년 첫 수교 후 현재 양국 교역 규모는 400배 이상 증가했다. 과거엔 인프라 건설 중심의 협력이 주를 이뤘다면 현재는 친환경 에너지, 인공지능(AI), 스마트팜 등 협력 분야가 크게 확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사우디를 4박6일 일정으로 국빈 방문해 양국에서 156억달러(약 21조원) 규모 계약 및 양해각서(MOU) 51건(MOU 43건·계약 8건)을 끌어내며 '중동 2.0 시대'를 본격화했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환영사에서 "1970년대 한국의 경제성장을 이끌었던 '중동 붐'이 바로 사우디 사막에서부터 시작됐고, 사우디로부터 한국에 공급된 원유는 한국 중화학 공업이 발전하는 토대가 됐다"며 "오늘날 사우디 정부의 경제 다변화 전략 추진에 따라 양국 협력이 기간산업까지 확대되면서 두 나라가 산업 생태계를 공유하는 정도가 됐다"고 말했다.

마지드 알카사비 상무부 장관도 축사를 통해 "한국은 사우디의 주요 투자국 중 하나로서 사우디 경제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양국은 서로가 소중한 동반자로서 그간에 쌓아온 두터운 신뢰를 토대로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미래 협력 관계로 발전시켜야 한다"고 화답했다.

이날 포럼에선 양국의 경제협력 방안들이 논의됐다. 행사장에는 사우디 진출에 관심이 있는 한국 기업들을 위한 상담 부스가 설치돼 맞춤 상담과 네트워킹 기회를 제공했다.

에이만 알무타이리 사우디 상무부 차관은 주제 발표를 통해 자국 경제개혁 플랜인 '비전(Vision) 2030'의 경과와 성과를 발표했다. '비전 2030'은 사우디 정부가 경제구조를 다각화하고 사회·문화적 전환을 이루기 위해 2016년 발표한 장기 국가개발 계획으로, 교육 현대화, 친환경 에너지 확대, 디지털 인프라 구축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게 골자다.

민광성 CJ대한통운 CBE사업개발팀장은 중동 물류 분야에서의 양국 기업 간 협력 성공 사례를 소개했고, 백승훈 한국외대 중동문제연구소 교수가 좌장을 맡은 패널 토론에서는 '기술 혁신', '첨단 제조업·인프라'를 주제로 양국 기업인과 전문가, 정부 관계자들이 양국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토의했다.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두 나라가 서로의 강점을 살려 경제협력의 지평을 넓혀 나간다면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는 것은 물론 기후 위기, 공급망 불안정 등 공통으로 직면하고 있는 위기를 해결할 해법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dongchoi8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