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핵 비밀 푼 혜란 다윈 교수 등 6명 삼성호암상…이재용 3년 연속 참석
故 남세우 박사, 이수인·피터 박 교수, 한강 소설가, 라이언 수녀 수상
삼성 임직원 대상 첫 특강 진행…이재용 3년째 재단에 개인 실명 기부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결핵의 인체 감염 기전을 밝혀 온 혜란 다윈 미국 뉴욕대 교수, '채식주의자'를 쓴 한강 소설가 등이 2024년도 삼성호암상을 수상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수상자를 격려하기 위해 3년 연속 시상식을 찾았다.
호암재단은 31일 오후 서울 신라호텔에서 제34회 삼성호암상 시상식을 개최했다.
삼성호암상은 지난 1990년 이건희 선대회장이 이병철 창업회장의 '인재 제일 및 사회공헌 정신'을 기리고자 제정했다. 올해까지 총 176명의 수상자들에게 343억 원의 상금을 수여했다.
삼성호암상은 △과학 △공학 △의학 △예술 △사회공헌 등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이룬 국내외 한국계 인사에게 주어진다. 이재용 회장은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국가 경쟁력 역시 높아진다"며 지난 2021년부터 과학 부문을 물리·수학, 화학·생명과학 부문으로 세분화했다.
올해 화학·생명과학 부문에서는 혜란 다윈 교수가, 물리·수학 무문에서는 고(故) 남세우 미국 국립표준기술연구원 연구원이 수상자로 선정됐다. 공학상은 이수인 미국 워싱턴대 교수, 의학상은 피터 박 미국 하버드 의대 교수, 예술상은 한강 소설가가 받았다. 제라딘 라이언 수녀는 사회봉사상을 받았다.
혜란 다윈 교수는 한인 이민자의 자녀로 단백질 분해 시스템이 결핵균에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밝혀 다양한 감염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 가능성을 제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고 남세우 연구원은 세계 최고 효율의 단일광자 검출기를 개발해 양자역학 분야의 오랜 논쟁이었던 벨 부등식의 실험적 위배 증명을 가능하게 했다. 이수인 교수는 인공지능(AI)의 판단 및 예측 과정을 이해하고 결과를 설명하는 '설명가능한 AI(Explainable AI)' 분야에서의 'SHAP' 방법론을 개발했다. 이 교수는 삼성이건희장학재단 1기 장학생 출신이다.
피터 박 교수는 차세대 유전 정보 분석법으로 암세포를 해석한 세계적 권위자다. 한강 소설가는 '채식주의자'로 한국인 최초 영국 부커상, '작별하지 않는다'로 프랑스 메디치상을 받은 바 있다.
라이언 수녀는 지난 50여년간 목포지역 장애인과 가족들을 돌보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데 헌신한 공로로 상을 받았다.
6명의 수상자에게는 상장 및 메달과 각각 상금 3억 원이 주어진다.
2013년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인 랜디 셰크먼 UC버클리 교수는 축사를 통해 "수상자들은 지식과 정서적 통찰력, 사회 복지 분야에서 인류에게 중대한 기여를 해 왔고, 개인의 영감은 각자가 진리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내면으로부터 발현됐을 것"이라며 "한국인의 정신과 창의성에 경의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재용 회장은 3년 연속 시상식을 찾았다. 선대의 '사업보국 및 인재제일' 철학을 계승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삼성호암상 운영과 학술 및 연구사업 지원을 위해 호암재단에 2021년부터 3년째 개인 실명 기부도 이어오고 있다.
한편 삼성호암상 수상자인 이수인 교수, 혜란 다윈 교수, 피터 박 교수는 삼성전자,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서울병원 임직원 약 3600명을 대상으로 특강도 진행했다. 수상자들이 특강을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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