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故조석래 명예회장 조문…30분 머물며 효성家 위로
빈소 마련 1시간 만에 모친 홍라희 전 원장과 함께 조문
창업주代부터 끈끈한 효성-삼성 인연…'절친' 조현준 회장 위로
- 최동현 기자
(서울=뉴스1) 최동현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이 30일 고(故) 조석래 효성(004800)그룹 명예회장 빈소를 찾아 조문했다. 효성그룹과 삼성그룹은 창업주였던 조홍제-이병철 선대회장대부터 70년 넘게 연을 맺어온 관계로, 이재용 회장은 재계에서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30분간 머물며 유족을 위로했다.
이재용 회장은 이날 오후 2시쯤 모친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함께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빈소를 찾았다. 두 모자는 효성그룹이 공식적으로 조문객을 받기 시작한 지 1시간 만에 빈소를 방문했다. 이 회장은 내내 굳은 표정이었다.
이재용 회장은 오후 2시35분쯤 빈소를 나오기까지 약 30분간 머물며 유족을 위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회장은 '고인과 어떤 관계인지', '고인을 어떻게 기억하는지', '추모의 말이 있는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는 묵묵부답 침묵을 지켰다.
효성그룹과 삼성그룹의 인연은 재계 내에서도 유명하다. 창업주이자 부친인 만우(晩愚) 조홍제 회장은 해방 후인 1948년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와 공동 출자해 삼성물산공사(현 삼성물산)를 만들었고, 15년간 제일모직 부사장, 제일제당 사장을 맡으며 삼성을 당대 국내 최고 기업의 위치에 올려놨다.
조홍제 회장과 이병철 회장은 인연은 동업 '그 이상'의 관계다. 조 회장은 경남 함안군, 이 회장은 경남 의령군 출생으로 동향인 데다, 양가(兩家) 모두 천석꾼으로 집안이 막역했다고 한다. 둘이 함께 일본 와세다대로 유학길에 올라 하숙 생활을 하기도 했다. 두 회장의 동업도 조 회장의 투자로 성사했다.
두 회장은 1962년 동업 관계를 청산하면서 갈라섰다. 조홍제 회장은 56세에 독자적으로 효성물산주식회사를 설립했고, 이 회사가 효성그룹의 시초가 됐다. 조 회장은 이후 1973년 동양폴리에스터, 1975년 효성중공업을 잇따라 설립하며 사업영역을 확장해 1970년대 중반에는 효성그룹을 국내 10대 재벌로 끌어올렸다.
효성그룹은 1984년 조홍제 창업주가 작고한 후 조석래·조양래·조욱래 3남에게 계열사들이 나뉘어 승계되면서 '범효성가'로 변천했다. 장남인 조석래 명예회장이 효성을, 차남인 조양래 명예회장이 한국타이어(현 한국앤컴퍼니그룹)를, 삼남인 조욱래 회장이 대전피혁(현 DSDL)을 각각 물려받았다.
효성그룹과 삼성그룹은 후대에도 인연을 이어갔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타계했던 2020년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이틀 연속 조문하며 두 그룹 간 끈끈한 관계가 재조명되기도 했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1968년생 동갑으로 경기초등학교와 일본 게이오대 대학원 동문인 절친이다.
조현준 회장은 당시 그룹 경영진들과 함께 빈소를 조문한 뒤 취재진을 만나 "고인은 매우 따듯하신 분이었다"라며 "어릴 적 강아지를 예뻐해 이재용 부회장이랑 잘 놀았는데, 고인께서 저희에게 강아지 2마리, 진돗개 2마리를 보내주셨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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