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100조' 대규모 국내투자 나선 LG…성장·미래사업에 50조 푼다
배터리·디스플레이 5년간 R&D 20조 넘어설 듯… 車부품 개발도 주력
구광모픽 성장사업 'ABC'에도 대규모 자금 투입…바이오 R&D 조 단위 확대 전망
- 한재준 기자
(서울=뉴스1) 한재준 기자 = LG그룹이 올해부터 5년간 100조 원 규모의 국내 투자에 나선다. 55조 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해 배터리·자동차부품·차세대디스플레이 등 성장 사업을 주력 사업화하고 미래 사업인 인공지능(AI)·바이오·클린테크의 기술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LG(003550)는 27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열린 제62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중장기 투자계획을 주주에게 공유했다.
LG그룹이 올해부터 2028년까지 계획 중인 글로벌 투자 규모는 약 154조 원이다. 그중 65%가 국내 투자에 쓰인다.
◇'앞으론 우리가 주력'…성장사업 삼총사 R&D 늘린다
LG그룹은 국내 투자금 중 50%를 성장 사업과 미래 신사업에 할당한다. 전체 국내 투자 금액의 55%를 R&D에 투입한다고 예고한 만큼 해당 사업 분야 R&D 투자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LG그룹의 성장 사업으로는 배터리와 차세대 디스플레이, 자동차 부품 사업이 꼽힌다. 해당 사업부는 일찌감치 연구개발에 조 단위 투자금을 투입하며 기술 경쟁력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LG그룹의 배터리 계열사인 LG에너지솔루션(373220)은 지난해 1조 373억 원을 R&D에 투입했다. 전년 대비 약 18% 증가한 수치로 회사 출범 후 R&D 비용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다.
배터리 핵심 소재인 양극재 사업을 운영하는 LG화학(051910) 첨단소재 사업부의 R&D 비용(2430억 원)을 합치면 지난해 LG그룹의 배터리 관련 R&D 투자금은 1조 2803억 원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매년 R&D 비용이 약 20%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기조가 이어진다면 5년간 배터리 분야 R&D 투자는 10조 원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034220)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기술 확보를 위해 연간 매출액 대비 약 10%의 R&D 투자에 나선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의 R&D 비용은 2조 3995억 원이다. 올해부터 5년간 약 12조 원이 넘는 R&D 투자를 집행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이 힘을 주고 있는 자동차 부품 사업에도 R&D 투입액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011070)은 자동차 부품을 포함한 전장 사업 매출을 5년 내에 5조 원으로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LG전자(066570)는 인포테인먼트, 전기차 파워트레인, 지능형 램프를 중심으로 한 자동차 부품 사업 매출을 2030년까지 20조 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구광모 점 찍은 'ABC'…LG그룹 미래 성장 동력으로
LG그룹은 AI와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를 미래 신사업으로 삼고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구광모 LG 대표이사 회장이 해당 분야를 그룹의 성장동력으로 점찍고 사업을 직접 챙기고 있다.
구 회장은 지난해 8월 미국과 캐나다 사업장을 찾아 이른바 'ABC' 사업을 점검하기도 했다. 향후 5년간 관련 분야의 대규모 투자를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LG는 지난 2020년 'AI 연구원'을 설립하고 AI 연구에 힘을 쏟고 있다. 연구원은 초거대 AI인 엑사원을 개발했으며 지난해 2.0 버전을 공개했다. 엑사원을 기반으로 각 사업 분야 난제를 풀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LG는 엑사원을 토대로 알츠하이머와 암 발병 원인을 분석하고 치료제 효과를 예측하는 AI모델을 개발 중이다.
신약 개발 등 바이오 분야 사업은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 바이오 사업을 담당하는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는 지난해 처음으로 연 매출 1조 2000억 원을 넘어섰다. 4000억 원 규모의 희귀비만증 신약 기술 수출에도 성공했다.
바이오 사업 성장세에 힘입어 LG화학 생명과학 사업부의 R&D 투자금은 5년간 조 단위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LG화학 생명과학 사업부의 R&D 비용은 3750억 원으로 LG화학 총 R&D 투자금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클린테크 분야의 대표 사업으로는 친환경 소재, 배터리교환시스템(BSS), 전기차 충전 사업이 꼽힌다. 특히 전기차 충전 사업은 그룹 차원에서 공을 들이고 있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생산거점을 현재 국내·미국에서 유럽·아시아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5년간 상당한 규모의 설비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구 회장은 이날 "성장 사업은 고객과 시장이 요구하는 핵심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해 주력 사업화하고, 미래 사업은 AI, 바이오, 클린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 미래 포트폴리오의 한 축으로 키워가겠다"고 밝혔다.
hanantwa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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