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손잡은 저커버그…'XR 기기' 이르면 내년 나온다(종합)

방한 첫 일정으로 LG전자 경영진 만나…XR 기기 출시일 의견 나눠
스타트업 간담회서 "라마 韓서 많이 쓰이나" 관심…이재용과 만찬도

미국 플랫폼 기업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로 들어서고 있다. 2024.2.28/뉴스1 ⓒ News1 이승배 기자

(서울=뉴스1) 김재현 한재준 강태우 윤주영 기자 = 10년 만에 한국을 찾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 메타(Meta)의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첫 일정으로 LG전자(066570) 경영진을 만나 XR(확장현실) 동맹을 맺었다.

전날(27일) 밤 무스탕 재킷을 입고 입국한 저커버그 CEO는 이날도 같은 옷차림으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LG트윈타워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과 조주완 LG전자 CEO, 박형세 LG전자 HE사업본부장(사장)과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갖고 XR 사업 협력을 논의했다.

저커버그 CEO와 LG전자 경영진이 직접 만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플랫폼·콘텐츠 역량을 바탕으로 일찌감치 XR 시장에 진출한 메타와 가전 등 하드웨어 강점을 기반으로 XR 사업을 추진하려는 LG전자 간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이날 양사는 차세대 XR 기기 개발과 관련한 사업 전략을 집중 논의했다. 조 CEO는 메타의 MR(혼합현실) 헤드셋 '퀘스트 3'과 스마트글라스 '레이밴 메타'를 직접 착용하는 등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XR을 신사업으로 설정한 LG전자는 올해 TV 사업을 담당하는 HE사업본부 산하에 관련 부서를 신설, 사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XR 기기는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차세대 퍼스널 디바이스로 평가된다. LG전자가 TV 사업을 통해 축적한 콘텐츠 및 서비스와 메타의 플랫폼 역량이 결합하면 차별화한 XR 생태계 조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메타와 LG전자는 사업 협력을 통해 이르면 내년 공동 개발한 XR 기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조주완 LG전자 CEO(왼쪽부터),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 권봉석 LG COO가 2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XR(확장현실) 사업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전략적 논의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LG전자 제공) 2024.2.28/뉴스1

조 CEO는 이날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XR 기기와 관련 "콘셉트는 잡았고 디벨롭(개선)을 하고 있다. (출시 시점은) 조금 늦춰질 수 있다"며 "(XR 기기를) 빨리 내는 것이 맞느냐, 제대로 내는 것이 맞느냐에 대한 논의를 (저커버그 CEO와) 했다"고 전했다.

이날 저커버그 CEO와 LG전자 경영진은 생성형 인공지능(AI) 분야와 관련한 사업 협력도 모색했다. 메타의 자사의 LLM(대규모 언어모델) '라마3'를 출시를 준비 중이다.

조 CEO는 "메타가 갖고 있는 모델과 전 세계에 깔린 5억대 이상의 LG 디바이스들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적용 후 어떤 고객경험을 혁신적으로 개선해 나갈지를 보면 우리의 협력 범위는 굉장히 넓다"고 강조했다.

오찬은 1시간가량 진행됐다. 저커버그 CEO가 평소에도 한식을 즐겨 이날 메뉴였던 비빔밥에도 만족감을 표했다고 한다.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28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메타 코리아 본사로 들어서고 있다. 10년 만에 방한한 저커버그는 이번 방한 기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메타의 차세대 대규모언어모델(LLM)인 '라마3' 구동에 쓰일 인공지능 반도체 관련 논의를 하고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확장현실(XR) 관련 논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2024.2.28/뉴스1 ⓒ News1 김명섭 기자

저커버그 CEO는 LG전자 경영진과 회동 후 서울 강남구 메타코리아 사옥을 찾아 업스테이지 등 국내 AI 스타트업과 만났다. 업스테이지는 메타의 LLM인 라마 오픈소스를 기반으로 LLM을 개발하는 업체다. 이 자리에서 저커버그 CEO는 "라마2를 한국에서도 많이 쓰냐"며 한국 시장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스타트업 간담회에는 XR 개발 업체도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커버그 CEO는 이날 저녁에는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만찬 회동을 갖는다. 저커버그 CEO가 일반인공지능(AGI) 개발을 선언, 대대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는 터라 이 회장과의 회동에서는 AI 반도체 관련 협력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 하버드대 동문인 저커버그 CEO와 이 회장은 평소 친분이 깊어 심도 있는 대화가 오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저커버그 CEO는 2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다.

hanantwa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