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들의 새해 일성 "불확실한 미래지만…과감히 도전하자"(종합)
신년사 통해 미래 성장동력 발굴 위한 도전·혁신 주문
"차별적 가치 만들고 본업에 대한 경쟁력 키워야" 당부도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재계 총수들이 갑진년(甲辰年) 새해 신년사를 통해 대대적인 혁신과 도전을 통한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주문했다.
총수들은 전쟁과 경제 블록, 공급망 우려 등 글로벌 불확실성에 촉각을 곤두세우면서도 흔들리기보다는 뚝심을 갖고 밀어나가자고 강조했다.
특히 느슨해진 마음을 가다듬고, 고객에 집중하며, 위기 속에서도 과감하게 도전에 나설 것을 당부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최태원 SK(034730)그룹 회장은 전날(1일) "느슨해진 거문고는 줄을 풀어내어 다시 팽팽하게 고쳐 매야 바른 음을 낼 수 있다"며 "모두가 '해현경장'(解弦更張)의 자세로 우리의 경영시스템을 점검하고 다듬어 나가자"고 밝혔다.
또 "급변하는 지정학 환경 속에서도 전 세계 많은 나라들은 국력과 크기에 상관없이 에너지와 기후위기, 디지털, 질병, 빈곤 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며 "만약 우리가 해결책을 제공해줄 수 있다면 우리에게 더 큰 신뢰를 보낼 것이며 지속 성장하는 공존의 선순환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기회 발굴을 제안했다.
최 회장은 별도로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신년사를 통해서는 "대한민국 경제에서 위기는 언제나 새로운 혁신의 신호탄으로 작용했다"며 "우리 경제가 빠르게 회복궤도에 오를 수 있도록 혁신과 진일보를 이뤄내자"고 말했다.
이어 "크고(Big) 대담하며(Hairy), 도전적인(Audacious) 목표(Goal)를 세우고 앞으로 나아가자"며 "눈앞에 놓인 당장의 손익을 따르기보단 먼 미래를 바라보고 기업활동에 나서자"고 강조했다.
지난해 말 가장 주요 그룹 중 가장 먼저 신년사를 내놓은 구광모 LG 회장은 "미래의 고객들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줄 수 있어야 한다"며 "최고의 고객경험 혁신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차별적 고객가치에 대한 몰입'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어 "앞으로 우리가 만들어 나갈 가치들도 고객이 기대하는 수준이나 눈높이를 훨씬 뛰어넘어 고객을 '와우(WOW)'하게 만드는 감동을 주고, 미래의 고객들에게 전에 없던 새로운 생활 문화를 열어줄 수 있어야 한다"며 "이런 가치들이 만들어지고 쌓여갈 때 LG가 대체불가능한 '온리원(Only One)'의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는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LG그룹의 모태인 락희(樂喜)화학공업사는 사명에 '고객에게 즐겁고(樂) 기쁜(喜) 경험을 주겠다'는 의지를 담았었다"며 "LG에게 고객가치는 이름을 걸 만큼 중요한 약속이었고, 그 약속이 지금의 LG를 만들었고, 미래의 LG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이날 "글로벌 복합 위기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미래 성장도 좌우될 것"이라며 "롯데그룹이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서는 위기 속에서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선 압도적 우위의 핵심 역량을 가진 기업만이 생존할 수 있다"며 재도약을 위한 각 사업 영역에서의 핵심 역량 고도화를 주문했다.
아울러 "조직 내 실패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실패를 성공의 과정으로 인식하는 문화를 만들어달라"고 말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도 이날 "유례없이 불투명한 경영환경을 마주하고 있다"며 "친환경 성장 비전을 중심으로 역량을 연마하고 시장을 개척해 나간다면 올해 포스코그룹이 미래 산업을 주도해 나가는 기회의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다.
이를 위해 "철강사업은 저탄소제품 공급 체제를 본격 구축하는 한편 미래형 포트폴리오 전환 및 글로벌 성장시장 선점으로 톱 티어 철강사로서의 지위를 한층 공고히 해 나가야겠다"고 약속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단순한 생존을 넘어 글로벌 챔피언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전과는 다른 혁신적인 한화만의 지향점이 필요하다"며 "차원이 다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고 스스로 혁신하는 '그레이트 챌린저'(Great Challenger)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기존 주력사업은 그룹을 지탱하는 굳건한 버팀목이지만, 그만큼 오랜 관행과 타성에 젖기도 쉬운 환경일 것"이라며 "그렇기에 익숙한 판을 흔들고 당연한 것을 뒤집는 도전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권오갑 HD현대(267250) 회장은 지난해 12월 29일 "전 임직원이 '국가대표'라는 생각을 갖길 바란다"며 "우리가 만든 제품이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를 대표하는 제품이 돼야 하며 우리는 '그 제품을 만드는 국가대표'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용진 신세계(004170)그룹 부회장은 "사소한 격차가 본업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며 2024년 신년사 키워드로 '단 한 클릭의 격차'(ONE LESS CLICK)를 제시했다.
이어 "2024년에는 조직은 성과를 내기 위해 존재하고 기업은 수익을 내야 지속 가능할 수 있다는 기본 명제를 다시 한번 바로 세우자"고 덧붙였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지금 우리를 둘러싼 환경은 불확실성의 연속이다. 언제 위기상황이 닥친다 해도 이상할 것이 없는 혼돈의 시대"라며 "변화가 심한 환경 속에서 안정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뤄내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강한 실행력이 뒤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요한 것은, 주변의 변화에 휘둘리는 유약한 실행력이 아니라, '미래를 확신하는 긍정적 생각과 강한 실행력'"이라며"우리가 정한 목표와 방향에 대해 우리 스스로 확신을 갖고 적극적이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우리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정원 두산(000150)그룹 회장 역시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도전과 혁신을 화두로 삼고,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는 한 해로 만들자"고 밝혔다.
그는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힘써야 하는 시기지만 이런 때일수록 더 치열하게 고민해야 할 것은 미래"라며 "투자는 미래를 위한 도전이다. 투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과감하게, 경쟁자에 앞서 실행에 옮겨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현준 효성(004800) 회장은 "각자의 구성원 모두가 하기로 한 일은 반드시 이루어 내고 결과에 책임지는 책임경영을 조직문화로 확고히 정착시키자"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성공보다 실패를 통해 더 많이 성장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할 때 비로소 진정한 성공을 맛볼 수 있다"며 "하기로 한 일은 어떻게든 해낸다는 강한 신념과 절박함으로 백 번, 천 번, 만 번 도전하는 효성인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기대를 모았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별도 신년사를 내지 않았다. 대신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과 경계현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한 사장단, 임직원 400여명이 이날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2024년 시무식'을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한 부회장은 "삼성전자를 이끌어 온 핵심 가치인 초격차 기술 등 본원적 경쟁력 강화를 최우선으로 추진하자"고 강조했다. 지난 50년간 반도체 기술을 선도해 온 DS 부문은 독보적 경쟁력을, DX 부문은 품질은 물론 차별화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외에도 삼성전자가 새로운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도록 △AI △Eco △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션 등 '미래 변화 대응력'을 갖추길 당부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오는 3일 열리는 신년 행사에서 신년 메시지를 내놓을 전망이다.
keon@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