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표라도 더"…이재용·최태원·정의선·구광모, 막판까지 '부산 세일즈'
28일 BIE 총회 '운명의 날' 임박…재계 총수들, 파리서 총력 지원
최태원 "승부 점칠 수 없을 만큼 바짝 추격"…결선투표서 역전 기대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2030 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를 결정지을 '운명의 날'이 다가오고 있다. 오는 28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국제박람회기구(BIE) 총회에서 개최지가 최종 결정된다.
민·관 원팀은 역전을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도 현지에서 막판 '부산 세일즈'를 벌이고 있다.
판도는 초반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 밀려 열세였지만, 추격을 거듭한 끝에 이제는 해볼 만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는 28일 BIE 총회에서 한국 부산과 사우디 리야드, 이탈리아 로마 중 2030년 엑스포 개최지가 결정된다.
프레젠테이션(PT) 후 투표가 이뤄지며, 1차에서 회원국의 표 절반 이상을 얻지 못하면 2차 결선투표를 벌인다. 부산은 결선투표에서 리야드를 꺾는 역전을 노리고 있다.
만약 엑스포 개최지가 부산으로 결정되면 경제적 가치는 61조원(생산유발 43조원·부가가치 18조원), 고용창출 효과는 50만명에 달할 전망이다. 여기에 한국의 브랜드 가치 상승과 기업 경쟁력 강화도 기대된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는 물론 이재용 회장과 최태원 회장 등 재계까지 유치전에 뛰어든 이유다. 그동안 대한상의를 비롯한 경제단체와 12개 국내 주요 대기업은 국제박람회기구(BIE) 182개 회원국을 나눠 맡아 부산엑스포 유치 홍보를 진행했다.
현재 구도는 초반 현격한 열세를 만회하며, 사우디에 상당히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의 막판 스퍼트에 사우디도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3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처음 뛰어들었을 때는 승산이 전혀 보이지 않는 불가능한 싸움이었다"면서도 "한국 정부와 여러 기업들이 혼신의 힘을 다해 노력한 결과, 이제는 어느 누구도 승부를 점칠 수 없을 만큼 바짝 추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의선 회장도 지난 4차 PT 직후 "앞으로 더 노력을 많이 해야겠지만 희망도 더 많이 생긴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사우디는 최근 아프리카 50개국, 카리콤(카리브공동체) 15개국 대상으로 정상회담을 잇달아 개최하고, 국가별로 1억~3억달러의 차관을 약속하는 등 '오일 머니'를 앞세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각국 고위층에 전용기 및 파리 고급 숙소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고가의 시계를 선물로 뿌린다는 소문까지 들려오고 있다.
한국의 민·관 원팀은 다양한 유치 아이디어와 진정성 있는 설득으로 막판 표심을 확보 중이다.
최태원 회장만 하더라도 열흘 동안 지구 반 바퀴를 도는 일정을 소화했다. 중남미와 유럽 7개국을 다니며 부산엑스포 유치를 호소했다. 지난 13일부터 주말을 제외하고 하루에 한나라 정상을 만나러 비행길에 나섰다. 비행거리만 2만2000㎞이며, 촉박한 일정을 맞추기 위해 이코노미석도 마다하지 않고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이재용 회장과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도 윤석열 대통령과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하며 유치 활동 중이다. 지난 23일 저녁 'BIE 대표 초청 만찬' 행사에도 참석해 파리 주재 외교단 및 BIE 대표단들을 만나 부산엑스포 지지를 당부했다.
24일에는 윤 대통령과 4대 그룹 총수가 모두 파리에 모여 국경일 리셉션 등 유치 교섭에 총력전을 펼쳤다.
이외에 미국과 영국, 스페인, 파리 등에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부산엑스포 옥외광고와 버스, 택시 등을 활용한 홍보를 지속했다. 현대자동차 역시 아트카와 유튜브 등으로 부산엑스포 유치에 힘을 보탰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부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 등도 부산 홍보전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최태원 회장은 "매일 새로운 나라에서 여러 국가 총리와 내각을 만나 한 표라도 더 가져오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며 "마지막 순간까지 엑스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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