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년생 김동명 이어 70년생 문혁수…구광모의 LG '확 젊어졌다'

LG엔솔, 66세 권영수 부회장 물러나고 54세 김동명 사장 선임
LG이노텍, 53세 문혁수 CEO 체제로…"변화와 혁신 위한 세대교체 가속"

구광모 LG 회장 (LG 제공) /뉴스1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그동안 임원 인사에서 '안정'에 무게를 둬왔던 구광모 LG 회장이 올해는 '변화와 혁신'에 나섰다. 미래 준비를 위한 본격적인 체제 구축이다.

44년 'LG맨'이었던 권영수(66) 부회장이 물러난 데 이어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에 50대 초반의 수장을 앉혔다. 세대교체를 통해 젊은 리더들이 전면에 등장했다. 오는 24일 LG전자 인사까지 발표되면 내년 LG그룹의 새 진용이 갖춰지게 된다.

LG이노텍(011070)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최고전략책임자(CSO)인 문혁수(53) 부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는 내용의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의결했다. 1970년생인 문 CEO는 1970년생으로 카이스트 화학공학과(학사, 석·박사)를 졸업하고 지난 2009년 LG이노텍에 입사했다.

광학솔루션개발실장, 광학솔루션연구소장 등을 역임하며 세계 최초 기술을 적용한 카메라 모듈을 지속 개발해 광학솔루션 사업을 글로벌 1위로 키우는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LG이노텍은 "사업 성공 체험과 미래준비 역량, 기술·업무 전문성을 겸비한 인재를 적극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전날(22일)에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에서 권영수 부회장(대표이사)이 물러나기로 했다. 빈자리는 자동차전지사업부장 김동명(54) 사장이 대표이사로 승진해 바통을 이어받는다.

1969년생인 김 사장은 연세대 금속공학과와 카이스트 석·박사(재료공학) 출신으로 1998년 배터리연구센터로 입사해 연구개발(R&D)·생산·상품기획·사업부장 등 배터리 사업 전반에서 경험을 쌓아 온 전문가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 속에서 내실을 다지기 위해 기술에 대한 전문성과 젊은 리더십을 보유한 김 사장을 택했다.

이번 인사를 통해 60대 부회장 한 명이 물러나고 50대 초반의 젊은 경영진 2명이 새롭게 회사를 이끌게 됐다. LG그룹 부회장단 가운데 구광모 회장이 발탁한 권봉석 부회장(LG 대표이사)과 신학철 부회장(LG화학 대표이사)이 남고, 구본무 회장 시절 승진한 권영수 부회장이 떠나게 됐다.

아울러 이날 LG디스플레이(034220)는 이사회를 열고 정철동(62) LG이노텍 사장을 신임 최고경영자(CEO)로 선임하는 2024년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정 사장은 경기 둔화로 인한 수요 감소, 중국 업체의 저가 경쟁 속에서 분위기 전환을 위한 구원투수로 평가받는다. 1984년 LG반도체에 입사한 이후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051910), LG이노텍(011070) 등 그룹의 부품·소재 부문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B2B 사업과 IT분야에서 탁월한 전문성과 경영 능력을 보여왔다.

특히 과거 LG디스플레이에서 생산기술 담당 상무와 생산기술 센터장과 최고생산책임자를 거치며 원천기술 확보, 생산공정 혁신을 주도해 OLED 등 디스플레이 생산 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했다.

앞으로도 OLED 중심의 핵심 사업을 강화하고 차별화 기술, 원가 및 품질 경쟁력을 바탕으로 질적 성장을 추진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왼쪽부터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신임 사장, 문혁수 LG이노텍 신임 CEO, 김동명 LG에너지솔루션 신임 사장

구광모 회장이 세대교체를 통해 미래 준비를 위한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이다. 앞으로 미래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ABC) 분야에 집중하는 한편 기존 사업의 경쟁력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LG전자(066570)는 오는 24일 마지막으로 임원 인사를 발표한다. 일각에서는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부회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keo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