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家 '등기임원 기피' 심해졌다…'대표 처벌' 중대재해법 효과
대기업집단 총수 40% 등기임원 안맡아…5년전 30%에서 증가 뚜렷
중흥건설그룹 오너일가 등기임원인 기업 40곳→14곳 급감…SM그룹 우오현 회장 36곳→13곳
- 신건웅 기자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오너가 있는 대기업집단 10곳 중 4곳은 총수(동일인)가 경영은 하지만, 등기임원은 맡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곳 이상의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을 겸직하고 있는 총수 및 친족 일가도 2018년 90명에서 올해 52명으로 줄었다.
2021년 중대재해처벌법 통과 이후 건설업이 주력산업인 대기업집단에서 총수 일가의 등기임원 기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자산규모 5조원 이상의 82개 대기업집단 중 2018년과 비교 가능한 47개 집단을 조사한 결과, 올해 47명의 총수 중 40.4%인 19명은 등기임원을 맡지 않고 있었다.
지난 2018년 29.8%인 14명의 총수가 등기임원이 아니었던 것을 고려하면 비중이 더 늘어난 셈이다.
친족 일가로 확대하면 2018년 260명 중 213명인 81.9%가 564곳의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었지만, 올해는 401곳으로 163곳 줄었다. 경영에 참여 중인 수는 241명으로 19명 감소했다.
2018년 총수가 등기임원이 아닌 대기업집단은 △롯데(신동빈 회장) △CJ(이재현 회장) △DL(이준용 회장) △OCI(이우현 회장) △삼성(이재용 회장) △태광(이호진 회장) △동국제강(장세주 회장) △유진(유경선 회장) △두산(박용곤 회장) △HD현대(정몽준 회장) △신세계(이명희 회장) △DB(김준기 회장) △하이트진로(박문덕 회장) △한솔(이인희 회장) 등 14곳이다.
이중 △롯데(신동빈 회장) △OCI(이우현 회장) △두산(박정원 회장) △한솔(조동길 회장) 등 4곳은 올해 기준으로 총수가 등기임원으로 등재돼 있으나 △부영(이중근 회장) △코오롱(이웅열 회장) △금호석유화학(박찬구 회장) △금호아시아나(박삼구 회장) △동원(김재철 회장) △네이버(이해진 회장) △삼천리(이만득 회장) △한국타이어(조양래 회장) △한화(김승연 회장) 등 9곳은 추가로 총수가 등기임원이 아닌 대기업집단에 이름을 올렸다.
총수 및 친족들의 등기임원 겸직 비중도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총수 및 친족 중 3곳 이상의 등기이사 겸직을 하고 있는 사람은 70명이었으나 올해는 52명으로 18명 줄었다. 특히 10곳 이상의 과다 겸직 등기임원으로 등재된 오너 일가의 수도 5명에서 2명으로 감소했다.
오너 일가가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참여하는 경우가 가장 많이 줄어든 대기업집단은 중흥건설그룹이다. 2018년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 외 5명이 40곳의 등기임원을 맡고 있었으나, 정 회장의 차남인 정원철 시티그룹 회장이 2019년 계열분리가 되면서 26개의 계열사가 감소했다.
호반건설그룹은 2018년 김상열 호반건설그룹 회장 외 9명의 친족 일가가 30개 계열사의 등기임원에 등재됐으나 올해는 3명이 감소한 6명의 총수 및 친족 일가가 9개 계열사에만 등재돼 있었다.
SM그룹은 2018년 우오현 SM그룹 회장 외 12명의 친족 일가가 87개 계열사에 등기임원으로 이름을 올렸으나 올해는 69곳으로 줄었다. 특히 우 회장은 2018년 36곳의 계열사에서 등기임원의 이름으로 올려 겸직했지만, 올해는 13곳의 계열사만 맡았다.
한편 자산 상위 10대 그룹에서는 삼성(이재용 회장), 한화(김승연 회장), HD현대(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그룹에서 총수가 등기임원으로 등재되지 않았다.
ke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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