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가야 삼성도 산다"…창업·선대회장 '동행' 계승[이재용 시대 1년④]

취임 후 첫 행보로 협력사 방문…'상생' 철학 재차 강조
사회적 사각지대도 직접 챙기고 국가 재난·위기상황에 먼저 나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10월 광주광역시에 있는 협력사 '디케이'를 방문했다. (삼성전자 제공)

"협력회사가 잘 돼야 삼성도 잘 된다."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취임 다음 날인 지난해 10월 28일 가장 먼저 광주광역시에 있는 협력사 '디케이'를 찾아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이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로 협력사 방문을 추진한 것은 "같이 크자"는 '미래 동행' 철학을 삼성을 비롯한 사회 전반에 퍼트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이 회장은 협력사 물품 대금 조기 지급부터 시각 장애인 안내견 학교, 청소년 자립을 돕는 삼성 희망디딤돌 사업을 직접 챙기며 창업회장과 선대회장의 '동행 의지'를 이어가고 있다.

작년 11월에는 광주에 이어 부산에 위치한 중소기업 '동아플레이팅'까지 방문하며 두 번째 공식 행보를 펼쳤다. 이처럼 연달아 협력사를 찾은 것은 새로운 경영환경에서 상생은 대기업이 중소기업에 베푸는 시혜가 아닌 삼성전자(005930)의 생존전략이자 성장을 위한 디딤돌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 회장의 미래 동행 철학의 일환으로 삼성은 추석 명절을 앞두고 중소기업들의 자금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협력회사 물품 대금 1조4000억원을 조기 지급하고 국가 경기 활성화 지원에 나섰다.

이런 가치를 인정받아 지난 9월 삼성전자는 동반성장위원회가 선정하는 '2022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국내 기업 최초로 12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기도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9월 삼성화재 안내견학교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 (삼성전자 제공)

◇"보이지 않는 곳도"…사각지대·인재발굴에 세심한 지원

이 회장은 사회적 사각지대도 직접 챙기고 있다.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와 삼성희망디딤돌이 삼성의 대표적인 CSR(사회공헌활동)사업으로 꼽힌다.

시각장애인 안내견 양성기관으로 알려진 안내견 학교는 1993년 이건희 선대회장이 신경영 선언 직후 설립하고 공을 들였던 사업이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달 처음으로 '안내견 사업 30주년' 행사장을 찾으면서 선대회장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삼성희망디딤돌은 2013년부터 10년간 자립준비청년들의 주거 및 정서 안정을 돕는 프로그램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삼성희망디딤돌의 혜택 받은 자립준비청년의 수는 누적 2만799명에 달한다.

이 회장의 동행 의지는 인재 발굴·교육으로도 연결된다. 삼성은 이 회장의 미래 동행 철학에 발맞춰 각종 교육 지원 사업을 펼치는 중이다.

삼성은 소프트웨어 인재 발굴 프로그램인 '삼성청년SW아카데미(SSAFY)'를 운영 중이며 국내 스타트업 기업에 전폭적인 지원을 하는 'C랩 아웃사이드'도 시행하고 있다. 기술 인력 양성과 저변 확대를 위한 기능올림픽·기술교육 등도 지원한다.

이 회장은 지난 3월 경북 구미시 구미전자공업고등학교를 찾아 "젊은 기술인재가 제조업 경쟁력의 원동력"이라며 "현장 혁신을 책임질 기술인재들을 항상 응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7일부터 임직원 150명을 투입하고 삼성전자 사업장 견학 프로그램을 가동하기로 하는 등 추가 지원을 한다고 6일 밝혔다. 사진은 지난 5일부터 의료봉사 중인 삼성 의료지원단의 모습. (삼성 제공) 2023.8.6/뉴스1

◇"사회에 돌려주겠다"…이 회장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strong>이 회장은 국가적 재난 상황에도 가장 먼저 나서며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고 있다. 잼버리 행사 위기나 집중호우, 산불 등에도 지원을 아끼지 않으면서 국가 위상을 높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8월 세계 청소년들의 축제인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행사가 폭염으로 어려움을 겪을 때는 평택과 화성 반도체 공장 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의료지원단과 물품을 지원했다.

또 올해 강원도 산불 피해 때 30억원을, 집중호우 때는 30억원을 기부했다. 삼성이 지난 1995년부터 국내에서 발생한 대규모 재난·재해 극복을 위해 기부한 성금은 1100억원에 달한다.

이 회장은 개인 기부도 아끼지 않고 있다. 지난해 이 회장은 호암재단에 2억원을 기부했는데 개인으로는 유일한 기부자다. 이 회장은 지난 2021년(4억원)에도 실명으로 기부금을 전달한 바 있다.

1997년 설립된 호암재단은 호암 이병철 창업회장의 경영철학을 후대에 계승 발전시키고 학술·예술·사회 발전과 복지 증진에 기여한 한국계 인사를 포상하는 공익법인이다.

이 밖에도 선대회장의 유산 사회 환원을 위한 노력도 하고 있다. 국가경제 기여, 인간존중, 기부문화 확산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역설한 선대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서라는 설명이다.

이 회장을 비롯한 선대회장 유족들은 한국 미술계 발전을 위해 선대회장이 평생 모은 문화재와 미술품 2만3000여점을 국가기관 등에 기증했다. 또 감염병 극복에 7000억원, 소아암·희귀질환 지원에 3000억원 등 의료공헌에도 1조원을 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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