갖고 싶게 하려면 우선 '놀게 하라'…MZ 전략 새로 짜는 삼성·LG
강남·성수·홍대 곳곳엔 MZ 위한 체험존…제품·브랜드 홍보 전략
"경험 중시 소비 성향 노린 마케팅…MZ 민심 못 잡으면 생존 어려워"
- 김민성 기자
(서울=뉴스1) 김민성 기자 = 국내 전자업계가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자)를 사로잡기 위해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벌이고 있다. 자신에게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제품에는 흔쾌히 지갑을 여는 MZ세대가 소비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른 것이다.
단순히 제품 홍보에 그쳤던 기존 마케팅 방식을 벗어나 경험과 재미에 초점을 맞춘 MZ세대를 위한 '놀이공간'까지 만들며 체험 위주 방식을 적극 채택하고 있다. MZ세대 생활 일부분으로 자리 잡은 게이밍 분야에도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으며 공을 들이는 모습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29일 서울 서초구에 체험형 플래그십 스토어인 '삼성 강남'을 열었다. 이 곳을 찾은 고객들은 최신 갤럭시 스마트폰과 무선 이어폰인 갤럭시 버즈 등 삼성전자의 IT 제품을 한 공간에서 체험할 수 있다.
◇핫플에 뜬 삼성 강남·LG 팝업스토어…체험 공간은 곧 'MZ 놀이터'
뉴욕과 런던 등에서 이같은 콘셉트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국내에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애플이 빠르게 인기를 얻으면서 삼성도 본격적인 구애에 나서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005930)도 '삼성 강남'을 'MZ세대를 위한 놀이터'라고 부를 만큼 초점을 젊은 세대에 맞추고 있다.
LG전자(066570)는 MZ세대가 몰려드는 주요 '핫플레이스'에 팝업스토어, 체험존을 열어 젊은 고객들과 접점을 넓히고 있다. 이벤트와 팝업 스토어를 통해 LG전자 제품과 브랜드 철학을 알리겠단 의도다.
팝업스토어는 대리점과 매장과 달리 특정 지역에 제한된 기간 동안 기업 브랜드,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조성하는 공간이다. 일시적 이벤트로 운영해 기간에 비해 공간 임대와 인테리어 등 비용은 많이 들지만 그만큼 특정 주제에 집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LG전자의 팝업스토어 마케팅은 2021년 10월 서울 성수동 패션 편집숍 '수피'에 열었던 '금성 오락실'에서 시작됐다.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TV 등 LG전자의 디스플레이 제품 홍보 공간으로 신구 문화를 조합한 '뉴트로' 감성을 활용해 MZ세대의 관심을 끌었다. 금성 오락실은 인기에 힘입어 이듬해에는 부산 광안리, 서울 강남역에 시즌2, 3 형태로 운영되기도 했다.
지난해 홍대 인근에 이동식 스크린 'LG 스탠바이미 GO'를 자유롭게 경험할 수 있는 플래그십 스토어 'LG 스탠바이미 클럽'를 연 데 이어 지난달 23일엔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서 '시즌2 팝업스토어'를 오픈했다. 스탠바이미 GO는 4번의 사전판매·본 판매 모두 당일 완판된 데 이어 중고시장에서 추가 금액을 붙여 거래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달엔 서울 성수동에 'LG 리빙 페어링 하우스'를 열어 두 개 이상의 가전을 연동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를 마련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과 소비 위축에도 MZ세대는 제품의 가치와 자신만의 독특한 경험을 중시하며 소비를 하는 특징이 있다"며 "체험을 통해 소비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성향을 노린 마케팅"이라고 말했다.
◇ "게임은 삶의 일부"…TV급 대우 받는 게이밍 모니터
업계에서는 MZ세대를 중심으로 게이밍TV 시장이 급성장하는 모습에 주목하기도 한다. IT 시장은 부진의 늪을 벗어나고 있지 못하지만, 그나마 게임 관련 분야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MZ세대 중심의 게이머들은 성능을 인정 받은 초고사양의 제품도 망설이지 않고 구매하는 경향도 있다.
삼성전자는 삼성닷컴에 게임 관련 상품은 물론 게이밍 제품 정보, 국내외 전문가 리뷰, 게임 관련 뉴스까지 확인할 수 있는 '삼성 게임 포털'을 열었다. 모바일 게임에 최적화된 갤럭시 S23 울트라, 별도의 콘솔 기기 없이도 클라우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네오 QLED, 오디세이 OLED G9 게이밍 모니터 등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게이밍 관련 제품 정보를 한눈에 찾아보고 구매할 수 있다.
리그 오브 레전드(LOL) 유명 프로게이머 '페이커'가 삼성의 대표적 게이밍 모니터인 '오디세이 올레드 G9'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제품은 270만원(출고가 기준)의 초고가 제품임에도 전 세계에서 3000대 넘게 팔리고 있다. 삼성전자 오디세이 브랜드는 페이커가 속한 'T1' LOL팀의 스폰서다.
LG전자는 게임에 특화한 'LG 울트라기어' 브랜드를 론칭하고 지난해 6월엔 올레드 게이밍 모니터, 12월엔 곡선형 올레드 게이밍 모니터를 연이어 내놓았다. 최근엔 글로벌 e스포츠팀과 협력해 전 세계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마케팅 활동에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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