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로드샵 실적 개선…원조 'K-뷰티' 부활할까

에이블씨엔씨·토니모리·네이처리퍼블릭 '흑자전환' 달성
자체 상품군 강화, 해외시장·채널 다각화, 비용 절감 등 영향

서울 중구 명동 네이처리퍼블릭의 모습. 2021.12.22/뉴스1 ⓒ News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진희 기자 = 화장품 로드샵 브랜드들이 올해 3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등 실적이 개선되면서 원조 'K-뷰티' 위상을 되찾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화장품 업계에 따르면 미샤와 어퓨 등을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는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이 5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성장했다. 영업이익은 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2억원 증가하며 3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매출 성장과 영업이익 흑자를 동시에 기록한 것은 2019년도 4분기 이후 11분기 만이다.

토니모리는 3분기 별도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 약 6억원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했다. 토니모리의 이번 흑자 전환 역시 11분기 만이다. 같은 기간 별도 기준 매출액은 220억원, 당기순이익은 43억원을 거뒀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지난해 3분기 5억3338만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나 올해 1억3872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액은 같은 기간 307억385만원에서 382억2426만원으로 뛰었다.

실적 부진에 빠졌던 화장품 로드샵 브랜드들이 하나둘 턴어라운드에 성공하면서 부활 조짐을 보이고 있다. 앞서 로드샵 브랜드들은 온라인·프리미엄 브랜드 강화 전략과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중국 소비 둔화 등으로 직격탄을 맞았다. 중저가 화장품을 내세워 2000년대를 주름잡던 원조 K-뷰티 브랜드들이 또다시 전성기를 맞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업계에서는 로드샵 브랜드들의 실적 개선 요인으로 브랜드·상품군 포트폴리오 강화와 유통 채널 다각화 등을 꼽고 있다. 비용 절감과 체질 개선 등 자구안을 마련한 것도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던 요소다.

에이블씨엔씨는 △멀티 브랜드 포트폴리오 강화 △중국 외 해외시장 성장 확대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올해 1~3분기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상승세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미샤, 어퓨, 초공진, 스틸라, 셀라피, 라포티셀 등 기초와 색조, 한방과 더마 분야를 아우르는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통해 개별 브랜드 자산을 공고히 한 것이 실적 상승을 견인했다. 핵심 제품군인 앰플과 에센스 제품에 집중한 미샤와 브랜드 리뉴얼 후 고급화 전략을 실행한 초공진의 매출은 전년 대비 각각 36%, 17% 늘었다.

북미 등 중국 외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점도 매출 상승을 이끌었다. 주력 국가인 미국 법인의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6% 증가했는데, 에이블씨엔씨는 미국 시장에서 대표 브랜드인 미샤를 내세워 탄탄한 브랜드 인지도를 쌓고 있다. 미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 입점에 이어 최근에는 미국 대표 럭셔리 백화점 중 하나인 삭스피프스애비뉴 온라인 채널에도 입점했다.

채널별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 18% 증가하며 고르게 성장했다.

토니모리 역시 소비자들의 입맛을 겨냥한 다양한 히트상품을 육성하는 데에 힘썼다. 최근 출시한 주력 신제품 레드레티놀 라인을 내세워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대표 스테디셀러인 '원더 세라마이드 모찌 토너', '원더 세라마이드 모찌 토너 패드', '백젤 아이라이너Z', '애교빔' 등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강화한 점도 호조세를 이끌었다.

토니모리는 강화한 상품군을 H&B 스토어 올리브영에 연달아 입점하는 등 유통 채널을 확대했다. 아울러 에이투젠 지분 매각으로 약 40억원의 매각차익을 실현하며 흑자 전환을 달성했다.

토니모리 관계자는 "사업 부문의 비효율적인 부분을 과감히 제거하고 전문 분야에 재투자함으로써 장기 성장의 토대를 위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은 일본 사업과 국내 온라인 부문이 성장하면서 호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3분기 온라인 퍼포먼스 마케팅에 집중해 효율화를 높이고 광고선전비를 절감하는 반면 프로모션 및 광고 집행력을 향상시켰다.

D2C 중심의 자사몰을 운영함으로써 수익률을 개선하기도 했다. 오픈마켓에서 소비자의 구매패턴을 분석해 검색·광고·기획전을 적극 활용하고 온라인 최적화로 매출을 높였다.

네이처리퍼블릭 관계자는 "코로나로 2018년 이후 매출 및 영업손실이 발생했으나 2022년부터 매출이 회복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며 "경영적으로도 간접비용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효율화 등을 통해 매출 대비 영업비용 절감 효과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jinny1@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