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 맡긴 차량이 폐차돼 돌아와"…BMW에 무슨 일이?
수리맡긴 '미니쿠퍼', 직원이 몰고나가 음주사고 후 '쉬쉬' 고객 속여
BMW코리아 본사 앞에서 '미니' 차주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News1 서영진 기자
</figure>직원이 애프터서비스를 맡긴 고객 차량을 무단으로 몰고나가 음주사고를 냈음에도 수입차 1위사인 BMW코리아가 나몰라라해 해당 고객이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미니쿠퍼' 차량을 BMW코리아에 수리를 맡겼다가 '사고차'로 되돌려 받은 정모씨(49)는 지난 7일부터 서울 중구 회현동 BMW코리아 본사 앞에서 자신의 파손 차량과 함께 'A/S맡겼더니 사고차로 돌려주냐?'라는 피켓을 들고 시위중이다.
정씨는 3년 전 구입한 미니쿠퍼 차량의 계기판에 '체크등(차량에 이상이 생기면 켜짐)'이 들어와 지난 7월13일 BMW코리아 딜러사인 '도이치모터스' 동대문점에 수리를 맡겼다. 당시 BMW코리아 측은 미션에 이상이 생겨 수리를 해야 한다고 전했다. 수리비용은 약 400만원 가량 발생했다.
정씨에 따르면 사고 차량은 수리에 들어간지 서너달이 지나도 수리가 완료되지 않았다. 정씨는 차량의 수리 상태를 알아보기 위해 BMW코리아 측에 연락할 때 마다 "수리 차량이 많이 밀려있다", "부품을 독일에서 갖고오고 있다" 등의 변명만 들었다고 했다. BMW코리아 측은 수리기간이 계속 길어지자 '수리비 할인', '수리비 면제' 등의 이야기도 꺼냈다고 했다.
차량 수리가 끝나기를 기다리던 정씨는 지난 11월16일 강원도 춘천시에 위치한 A공업사에서 "사고 차량을 방치하면 어떡하냐. 갖고 가라"는 '황당한' 전화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차량이 BMW코리아에 수리가 들어가 있다"고 했지만 차량 모델과 번호를 확인한 결과, 정씨의 차량으로 확인됐다. 정씨의 차량이 지난 9월부터 2개월간 강원도에 사고차량으로 방치돼 있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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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코리아 본사 앞에서 '미니' 차주가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 News1 서영진 기자
</figure>정씨가 BMW코리아 측에 알아본 결과, 한 어드바이저가 정씨의 차량을 임의로 몰고 나가 만취 상태에서 사고를 낸 것이었다. 해당 어드바이저는 면허가 취소됐고 정씨 차량은 폐차 수준이 됐다. 하지만 BMW 측에서는 정씨에게 "차량이 언제 나갔는지 확인이 안된다"며 "중고차 값에 해당하는 만큼 보상해주겠다"는 말만 전했다.
정씨는 이에 대해 "BMW 측이 '무상수리' 운운할 때는 이미 차량이 사고가 난 뒤의 일이었다"며 "고객을 능욕한 행태에 대해 화가 나고 BMW라는 글로벌 기업이 A/S 들어온 차량 관리를 그렇게 소홀히 할 수 있냐"고 말했다.
또한 정씨는 지난해 BMW코리아에 A/S를 맡겼다가 내비게이션을 도난당한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BMW는 차량을 인계하자마자 블랙박스를 제거하고 수리에 들어갔다"며 "차량을 돌려 받은 뒤 내비게이션이 사라진 것을 알고 BMW에 항의 했더니 보상해주겠다고 하고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가 없다"고 말했다.
정씨는 현재 변호사를 선임해 놓고 해당 어드바이저와 BMW코리아를 대상으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했다. 이번 시위는 소송에 들어가기 전 마지막 협상을 위해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BMW코리아 관계자는 "정씨가 원하는 보상 규모인 6000만원은 미니쿠퍼 신차 두 대에 가까운 금액"이라며 "2009년식인 차량의 연식을 고려한 잔존가치를 기준으로 2000만원을 보상해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 사고는 수리 후 테스트드라이버 중 발생한 일"이라며 "사고 즉시 알리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BMW코리아 측은 또 정씨의 차량을 몰고 나간 어드바이저가 음주운전을 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이에 대해 정씨는 "어드바이저가 음주 상태에서 차량을 운전해 사고가 났다"며 "보험회사 및 경찰서에 확인하면 어드바이저가 음주운전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재반박했다.
한편 BMW코리아는 지난달까지 국내 시장에서 누적 2만6916대를 팔며 수입차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인기모델인 '320d' 신차의 시트 프레임 부품과 엔진룸에서 녹이 스는 현상이 발생해 '품질논란'에 휩싸였다. 게다가 이번에 사후관리에 대한 문제점까지 발생해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artjuck@ rje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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