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차 천국' 옛말이네…고물가에 코나·스포티지 찾는 미국인들
美 1~11월 소형 SUV 판매 11%↑, 소형 세단 16%↑…신차값 상승에 대출금리도 올라
스포티지 판매량 13%↑, 코나 7%↑…도요타·혼다 등 일본차도 수혜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전통적으로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와 픽업트럭 등 큰 차를 선호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생각이 바뀌고 있다. 고물가·고금리로 부담이 커지면서 보다 저렴한 소형 차에 눈을 돌리는 것이다. 이에 경쟁력 있는 소형 차종을 다수 보유한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 도요타와 혼다 등 한국, 일본 브랜드가 수혜를 입고 있다.
25일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에드먼드에 따르면 올해 1~11월 대형 픽업트럭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줄어든 반면 소형 픽업트럭 판매량은 같은 기간 30% 늘어났다.
SUV도 작을수록 잘 팔리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중형 SUV 판매량은 2.3% 감소했지만, 소형 및 초소형 SUV 판매량은 11.5% 증가했다. 이에 소형 및 초소형 SUV 시장 침투율은 2019년 22%에서 올해 27%까지 올라왔다.
SUV·픽업트럭 대비 선호도가 떨어지는 세단(해치백 포함)은 소형 위주로 인기를 끌었다. 대형 세단 판매량은 47% 감소했지만, 소형 세단 판매량은 16% 증가해 수년 만에 반등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소형 세그먼트를 찾게 된 원인은 가격 상승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콕스오토모티브 집계 결과 올해 미국 신차 평균 가격은 5년 전보다 21% 오른 4만 8205달러(약 6900만 원)였다.
고금리로 자동차 대출 이자가 불어난 것도 영향을 끼쳤다. 지난 9월 기준 신차 평균 자동차 대출 금리는 5년 전보다 1.4%포인트(p) 높은 7.1%다. 여기에 계속 인상된 자동차 보험료와 수리 비용도 대형차 보유 부담을 높였다.
차량 가격이 인상된 만큼 세그먼트 간 가격 격차도 커졌다. 에드먼드에 따르면 올해 SUV 평균 판매 가격은 소형 2만 9000달러, 중형 4만 8000달러, 대형 7만 6000달러였다. 중형에서 소형으로 한 세그먼트만 낮추면 평균 1만 9000달러(약 2700만 원) 절약하는 것이다.
소형 SUV·세단 선호 현상은 한국·일본 브랜드 판매량 상승으로 이어졌다. 미국 자동차 시장조사업체 굿카배드카에 따르면 올해 1~11월 현대차 '코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6.8% 증가했고, 같은 기간 기아 '스포티지' 판매량은 12.9% 늘어났다.
도요타 '라브4'는 판매량이 11.0% 증가해 전체 SUV 시장 1위를 유지했고, 2위는 판매량이 11.7% 늘어난 혼다 'CR-V'가 수성했다. 혼다 '시빅'은 판매량이 23.4% 뛰었다. 미국에서 코나는 초소형(subcompact) SUV, 스포티지·라브4·CR-V는 소형(compact) SUV, 시빅은 소형(compact) 세단으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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