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發 환율 상승에 수입차업계 입술 마른다…"매일 수치 살펴"
본국 통화로 결제하는 브랜드들…환율상승 장기화시 가격인상 불가피
"내년 출시 신차가격, 결정 어려워"…원화 결제 브랜드도 사태 예의주시
- 김성식 기자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발동했던 비상계엄을 계기로 원화 가치가 사흘째 급락(달러·원 환율 상승)하면서 국내 수입차 업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차량 수입 대금을 본국 통화로 결제하는 수입사들은 환율 상승에 따른 리스크를 고스란히 부담해야 한다. 지금과 같은 환율 추이가 지속되면 손해가 날 수밖에 없는 구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수입사 중 본국 통화로 결제하는 브랜드는 한국GM(쉐보레·캐딜락), 스텔란티스(지프·푸조), 테슬라, 혼다 등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추이를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수입할 때 잡아놓은 예상 지급 금액이 있는데, 환율이 계속 오르면 이를 웃도는 돈을 환전해야 해 차가 잘 팔려도 손해가 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내년 신차 출시를 앞둔 상황에서 국내 판매 가격을 결정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환율이 빨리 안정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환율 상승이 장기화하면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특히 수입차는 고가인 만큼 환율이 100원만 올라도 적정 판매 가격이 크게 달라진다. 미국에서 5만 달러인 A 모델을 수입해 국내에 판매한다고 가정할 경우 환율이 1300원일 때는 6500만 원부터 판매하면 되지만, 1400원으로 오르면 7000만 원부터 판매해야 손해를 면할 수 있다.
달러·원 환율은 지난 3일 밤 비상계엄 발동 이후 사흘 연속 상승해 6일 종가 기준 1419.2원을 기록했다. 정규장 종가가 1410원대를 기록한 건 2022년 11월 이후 2년 1개월 만이다.
다만 원화 결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는 수입사들은 환율 상승 리스크를 본사가 부담해 상황이 조금 나은 편이다. BMW, 볼보, 아우디, 도요타, 렉서스, 폭스바겐,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원화로 차량 수입 대금을 납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환율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원화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가격은 본사와 정기적인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며 "고환율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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