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중국산' 떼려는 폴스타…본사 CEO, 르노 부산공장 극비방문

올해 폴스타 국내 판매 전년比 69% 급감…중국산 거부감 등 복합 작용
SUV '폴스타4' 내년 하반기 국내 생산…中완성차, 美 우회수출도 가능해져

마이클 로쉘러 폴스타 최고경영자(CEO)(폴스타 홈페이지 갈무리). 2024.12.04.

(서울=뉴스1) 김성식 기자 = 중국 지리자동차 자회사인 전기차 브랜드 폴스타가 중국 브랜드에 대한 거부감이 큰 국내 시장에서 '중국산' 전기차 판매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관계사인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위탁 생산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이를 위해 폴스타 본사 최고경영자가 최근 조용히 방한해 부산공장을 점검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마이클 로쉘러 폴스타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아시아 순방 도중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을 찾았다. 지난 10월 취임 이후 한국을 방문한 건 처음이다.

폴스타의 최대주주인 중국 지리는 2022년 5월 르노코리아의 지분 34.02%를 인수한 2대 주주이기도 하다. 폴스타코리아와 르노코리아 모두 로쉘러 CEO의 방한 사실 자체를 제대로 알지 못했을 정도로 보안이 철저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방한에 대해 "한국,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공급망을 점검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폴스타코리아의 상황은 좋지 않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1~11월 폴스타의 국내 신차 등록 대수는 480대로 전년 동기(1556대) 대비 69.2% 감소해 3분의 1 토막이 났다.

2022년 중형 세단 폴스타2에 이어 지난 8월 국내에 선보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폴스타4는 당국의 인증 문제로 지난달 말부터 겨우 고객에게 인도됐다. 폴스타4를 주력으로 삼기 위해 폴스타2 수입을 잠시 중단한 영향까지 겹쳤다.

폴스타코리아 관계자는 "과도한 할인경쟁으로부터 브랜드를 보호해 기존 및 신규 고객의 가치를 모두 지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수입량을 줄인 것"이라며 "지난 6월 폴스타 2의 올해 물량을 모두 소진했고, 4분기 내 400대 이상의 폴스타 4 출고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폴스타는 스웨덴 볼보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시작했다가 독립한 이후에도 국내 소비자들 사이에선 '중국산' 인식이 강하다. 볼보와 폴스타 모두 중국 지리의 자회사다. 실제 국내 출시된 폴스타2와 폴스타4는 각각 중국 루차오와 중국 항저우만에 있는 지리 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에 폴스타는 내년 하반기부터 르노코리아 부산공장에서 폴스타4를 생산할 계획이다. '메이드 인 부산' 프리미엄 전기차가 양산될 경우 소비자들의 거부감을 희석시킬 수 있다. 전기차 생산을 기다려 온 르노코리아 부산공장 입장에서도 비록 위탁생산이지만 전동화 전환에 시동을 거는 셈이어서 의미가 적지 않다.

아울러 부산공장에서 생산되는 폴스타4 일부는 국내에서 판매하고 나머지는 미국 시장에 수출한다는 복안이다. 부산공장 생산을 통해 중국산 꼬리표를 떼면 미국 정부가 지난 9월 시행한 중국산 전기차 관세 100% 부과도 피할 수 있다. 한국이 중국 완성차회사의 미국 진출을 위한 우회로가 되는 셈이다.

seongskim@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