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 전략' 선그은 BYD…그럼 한국서 벤츠·BMW와 겨루겠다고?
기술력 자신감에 '싸구려' 탈피 의도…'판매량'보다 '경험 확대' 노리는 듯
현대차·기아와 경쟁하는 '대중' 수입차 고전…테슬라 장벽도 과제
- 박기범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중국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가 국내에서 '저가' 판매에 나설 것이란 시장 예측에 선을 그었다.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과 '중국산' 브랜드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를 제고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다만, 업계에서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대중 브랜드는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을 고려할 때 BYD의 이 같은 전략이 통할지 미지수란 평가가 나온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BYD는 내년 1월 한국에 첫 전기 승용차를 출시한다. 현재 환경부 인증을 받고 있는 중형 세단 '씰',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3', 소형 해치백 '돌핀' 등 3개 차종의 내년 출시가 유력하다.
업계에서는 '가성비'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인 BYD가 국내 시장에서 '저가' 전략을 펼칠 것이란 관측이 높았다. 중국산 브랜드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높은 불신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했다.
우선 저가로 소비자에게 쉽게 다가간 이후 향후 고가 차량이나 프리미엄급 서브 브랜드 차량을 수입할 것이란 전망이었다.
중국에서 씰은 3000만 원 중반, 아토3는 2000만~3000만 원, 돌핀은 1000만 원대에 판매되고 있다. 각각 경쟁모델로 꼽히는 현대차 아이오닉6, 기아 EV3, 현대차 베뉴 등과 비교하면 1000만 원가량 저렴하다.
류쉐량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는 지난 20일 중국 선전(深圳)에 위치한 본사에서 한국 기자들과 만나 ‘저가 판매’ 전략에 대한 질문에 "소비자의 예상이 항상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아토3의 경우 일본에서는 약 3900만 원에 판매되는데 국내 출시 가격 역시 일본과 비슷할 것으로 보인다. 여전히 EV3보다 저렴하지만, 8%의 관세와 BYD가 사용하는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에 대한 보조금을 고려할 때 이 경우 현대차·기아를 상대로 가격 경쟁력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배경에는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이 있다. BYD는 블레이드 배터리와 친환경차를 동시에 생산하며 친환경차 관련 특허를 3만 건 넘게 보유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글로벌 판매 1위를 기록하면서 '중국산'에 대한 부정적 시선도 약해졌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 대비 한국 전기차 시장이 크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12만 473대로 전년 대비 7.8% 감소했다.
연간 300만 대 이상 판매하는 BYD에 10만 대 규모의 국내 전기차 시장은 크지 않다. 다만, 장기적 관점에서 국내 전기차 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당장의 판매율보다 브랜드 제고에 우선 나서기로 했다는 분석이다.
BYD는 프리미엄 서브 브랜드 '덴자'(중국 현지명 텅스·腾势) 브랜드에 대한 한문 상표권도 국내에 등록했다. 이 외에도 '팡청바오'(方程豹), '양왕'(仰望) 등 프리미엄 브랜드 차종의 국내 판매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와 경쟁한 대중 브랜드들은 큰 성공을 기록하지 못한 것을 고려할 때 BYD의 이번 전략이 얼마나 통할지는 미지수다.
글로벌 시장 1, 2위를 기록 중인 도요타와 폭스바겐의 수입차 시장 내 점유율은 3%대에 불과하다. 반면 벤츠와 BMW의 합산 점유율이 50%를 넘는 등 수입차 시장 내 럭셔리 브랜드의 존재감이 크다.
전기차 시장에서도 미국 테슬라가 압도적 우위를 점하면서 '프리미엄' 위치를 누리고 있다는 점도 BYD의 국내 진출에 도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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