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올라탄 머스크, 자율주행 경쟁 불댕겼다…한국은 언제

머스크, 자율주행 규제완화 이끌듯…중국, 1000대 자율주행 택시 운행
폭스바겐, 리비안에 8조 투자…국내 업계, 규제 및 사회적 인식에 소걸음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10월 5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선거 집회서 연설을 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12일 (현지시간) 머스크 CEO를 정부효율부 수장에 발탁했다. 2024.11.13 ⓒ 로이터=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과 함께 세계 자동차 업계의 자율주행 경쟁이 불붙는 모습이다. 국내의 경우 자율주행 기술을 보유했음에도 제도적 한계로 인해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자율주행차 관련 규제가 완화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자율주행은 전동화와 함께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핵심 기술로 꼽힌다.

규제완화 중심에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있다. 트럼프 당선의 1등 공신으로 꼽히는 머스크는 미국 내 자율주행 법률이 각 주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것이 기술 개발을 제약하고 있다며 규제완화를 주장하고 있다.

머스크는 규제개혁을 통해 테슬라의 미래 핵심사업으로 꼽히는 무인자율주행차인 '로보택시'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자율주행 기술 개발을 위해선 다양한 실주행 데이터가 축적돼야 하는데, 각종 안전 이슈로 진전이 더디다.

테슬라를 중심으로 한 규제완화 움직임은 완성차 업계 전반의 자율주행 투자 확대를 불러오는 모습이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 2위인 폭스바겐은 최근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1조 원의 추가 투자를 결정했다. 앞서 투자한 7조 원을 더하면 8조 원에 이른다. 리비안은 테슬라의 잠재적 경쟁사로 꼽히는데, 이번 투자를 통해 자율주행 등 소프트웨어 부분에서 기술 고도화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급성장 중인 중국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 역시 빨라지고 있다. 중국 완성차 업계는 자국 정부의 규제 철폐와 압도적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이미 상당한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중국 우한에 500대 이상의 자율주행 택시가 달리고 있으며 연말까지 차량은 1000대로 늘어날 예정이다. 우한의 경우 자율주행 시범사업의 모범이란 평가를 받는다.

반면 국내의 자율주행 기술 개발은 미·중에 비해 뒤처지고 있다. 국내 완성차 산업을 이끄는 현대자동차그룹은 계열사 포티투닷(42dot)을 중심으로 자율주행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포티투닷의 자율주행 기술력은 레벨4 수준으로 미국, 중국에 비해 뒤처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지만, 전국 일부 지자체에서만 시범사업이 진행되면서 실증 데이터를 축적하기엔 제한적이란 지적이다.

실제 미국과 중국이 각각 수천만~1억㎞의 누적 운행 데이터를 쌓는 동안 우리나라 누적 운행거리는 10만㎞ 수준이다.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로 인한 각종 규제도 자율주행 고도화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의 경우 자율주행 상용화 목표 시점을 2027년으로 정하고 있는데 미국과 중국의 변화가 빨라지는 만큼 정부가 기민하게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사회적 인식 변화 필요성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기술에 대한 부정적 측면을 지나치게 부각하는 것은 신기술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자율주행 기술이 고도화할 경우 사람이 운전하는 것보다 훨씬 안전한 주행이 이뤄지게 된다는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pkb1@news1.kr